내수 경기 '최악'…직격탄 맞은 유통가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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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핵정국에 고환율,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연말 특수는 커녕 내수 경기가 최악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소상공인은 물론 대형마트와 면세점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해결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김채영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왔습니다.
<기자>
탄핵, 비상계엄, 환율 폭등.
내수 경제를 덮친 3중 파고에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8%는 “비상계엄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탄핵 정국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입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탓에 회식은 커녕 외식조차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말 특수는 꿈같은 이야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김진호(55) / 음식점 운영 : 연말 특수 없어요. 최소한 지금 (연말 매출이) 40% 정도 빠졌어요. 한국인들 객수도 많이 줄었지만, 물론 예약은 아예 없고…]
대형마트도 고물가로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늘면서 할인 행사를 해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백주원(32) / 취업준비생 : 마트 같은 데 보면 고기나 채소 물가도 많이 오른 게 보이고… 저도 이제 소비를 많이 줄이려고 해서 가계부를 좀 작성하고 있거든요.]
특히 오랜 불황을 겪었던 면세점업계는 고환율까지 더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손님이 가장 붐비는 오후 시간에도 5명 이상의 단체 관광객을 찾기 힘든 모습입니다.
2023년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은 602만명. 2019년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2024년 3분기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수는 2019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K-컬처'로 어렵게 쌓은 한국에 대한 호감이 한 순간에 공포감으로 바뀐 겁니다.
[링야오원(21) / 중국인 관광객 : (한국의) 계엄 사태에 공포를 느꼈고 처음 겪는 일이었어요. 당시에는 무서웠지만 빨리 해결돼서 안심했습니다. (면세품은) 필요하면 사고 아니면 안 사는 편이에요.]
문제는 최악의 위기에 빠진 내수 경기를 회복시킬 만한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정책 부재 우려가 커진데다 경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내수는 ('25년) 상반기까지는 (회복이) 어려워보이고요. 저희가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상을 했고요. 수출하고 내수 성장 동력이 다 꺼져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1%대 성장률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경기에 민감한 유통업체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준비하며 긴축 재정에 잇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창호, 김성오
영상편집 : 정지윤
CG : 배예지
김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