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국제유가 소폭 상승 [오늘의 유가]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유가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가스관 폐쇄와 내년 1월 미국 동부 지역에 혹한이 불어닥칠 것이란 예보 등이 영향을 미쳤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2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39센트(0.55%) 오른 배럴당 70.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22센트(0.30%) 오른 배럴당 74.39달러에 마감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국제유가 소폭 상승 [오늘의 유가]
이날 천연가스 가격은 20% 가까이 급등하면서 원유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기상 조사업체 애트모스페릭G2에 따르면 플로리다주부터 메인주와 그레이트 레이크 일부 지역 등 미국 동부 지역의 다음 달 기온이 평균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료 유통업체 TAC에너지는 "경유 가격이 에너지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는 우려에 경유가 난방용 천연가스의 대체품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31일부터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수급 불안감이 퍼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2022년엔 유럽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크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가도 상승했다"며 "트레이더들은 미국과 유럽의 기온이 내려갈 것이라는 점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협정이 곧 만료된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해저 유전 시추선  / 사진=게티이미지
해저 유전 시추선 / 사진=게티이미지
투자자들은 31일 발표되는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 공장 조사와 다음 달 3일 발표되는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조사 결과가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지표를 통해 주요 석유 소비국의 경제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다.

원유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하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원유 수출을 하루 50만 배럴 이하로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