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민간 기업이 기술 혁신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 발간한 ‘2025 세계대전망’에서 “주도권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핵융합과 우주 산업에서 민간 부문의 성장을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핵융합 발전의 주도권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 기업 커먼웰스퓨전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협력해 개발한 핵융합로 ‘스파크(SPARC)’의 가동과, 미국·유럽연합(EU)을 포함한 35개국이 협력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완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먼웰스퓨전은 2026년 초까지 ‘투입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완공 예정이었던 ITER은 2034년 이전 완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목표는 2039년에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스파크가 가동에 성공해 실제 핵융합 발전소 건설(2030년대 초반 예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ITER의 의미는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주 산업도 더 이상 정부만의 영역이 아니라고 지목했다. 오늘날 우주의 ‘슈퍼파워’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이 아닌 미국의 민간 기업 스페이스X가 꼽힌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0회 이상 발사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올해 저궤도 위성과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통신 사각지대에서도 전화와 데이터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올해 우주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MIT와 로켓랩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금성 탐사선 ‘비너스라이프파인더(VLF)’다. NASA의 달 탐사 로켓은 한 번 발사하는 데 약 40억달러(약 6조원)가 소요되지만, VLF의 총비용은 발사 비용까지 포함해 1000만달러(약 146억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