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정치 속 경제는 개선…실질임금 상승 기대
2024년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년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닛케이 지수가 34년 만에 ‘버블 붕괴’ 직전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명목 GDP 역시 처음으로 600조엔을 돌파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에 따라 실질임금 회복은 더디고, 개인소비 부진도 여전하다. 올해 일본 경제는 임금 인상의 선순환 구조 정착과 환율 움직임에 달렸다.

불안한 정치 속 경제는 개선…실질임금 상승 기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야당 협력 없이는 주요 법안 통과가 쉽지 않게 됐다. 불안정한 정치와 대조적으로 2025년 일본 경제는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0.7%로 예상되는 실질 GDP 증가율이 올해 1.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 주요 동력으로는 민간소비가 꼽힌다. 정부의 임금 인상 기조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지속되면서 민간소비 기여도는 지난해 0.9%에서 올해 1.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실질임금도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3년 일본 소비자물가는 3.1% 상승해 1982년 이래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2.6%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내각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0%로 예측했다.

올해 일본 경제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정상화’ 가속화 여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등 대외 환경 변화가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엔화 약세는 일본의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