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질임금이 3년째 제자리걸음을 보이면서 새해 1순위 소망으로 임금 인상을 꼽는 직장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경제계에선 임금 인상 요구가 새해 노사관계 최대 불안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될 정도다.

1일 통계청 지표누리에 따르면 월평균 실질임금은 3년째 반등하지 못한 채 멈춰선 상태다. 2021년 월평균 실질임금은 359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2%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엔 1년 전보다 0.2% 감소한 359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 355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임금 인상을 향한 요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잡코리아가 직장인 1639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6.8%는 내년에 연봉이 인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31.3%는 '동결'을, 1.9%는 '삭감'을 예상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금 인상을 원하면서도 예상되는 인상률은 높지 않았다. 내년 연봉 인상률이 어느 정도일지 묻자 평균 3.1%로 나타난 것. 잡코리아가 최근 3년간 같은 조사를 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2년엔 5.6%, 지난해엔 4.6% 인상을 예상했다.

임금 인상을 예상한 응답엔 직장인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반면, 예상 인상률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직장인들의 임금 인상 목소리는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지난 2~11일 직장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54%는 새해 소망으로 '임금 인상'을 꼽았다.

직장인들은 임금 인상을 위한 자구책으로 이직을 선택하는 추세다.

잡코리아 조사에서 '연봉을 높이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을 묻자 56.2%가 '이직'이라고 답했다.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연봉 협상을 통해 임금 수준을 높이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새해가 되면 많은 직장인들이 더 높은 연봉과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계획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임금 인상 요구는 노사관계 최대 불안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회원사 150곳을 조사했는데 69.3%가 내년에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사관계 악화를 전망한 이유로는 '임금 인상·정년연장 등 노조의 요구 다양화'를 지목한 응답이 59.6%로 가장 많았다.

경제계에선 노사 간 소통을 강화해 양측의 불안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기업들은 최근 경제 및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노사관계 불안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의 경제위기와 사회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푸는 지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