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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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업계가 음반 판매량 감소로 역성장 우려가 따랐던 2024년을 뒤로 하고 '메가 IP(지식 재산권)'를 내세워 힘찬 새 도약에 나선다.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의 완전체 활동 공백이 이어졌던 지난해 K팝 업계는 음반 판매량 부진에 시달렸다.

써클차트가 2024년 1~50주차(1월 1일~12월 14일) 앨범 판매량 400위의 수치를 집계한 결과 한 해 동안 판매된 앨범은 총 9267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던 앨범 판매량은 2023년 1억만장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9년 만에 추이가 꺾였다.

51주차(12월 21일)까지의 집계를 보면 100만장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 앨범은 21장으로, 전년도 34장과 비교해 13장 줄었다. 2023년에는 50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이 2장(세븐틴 'FML', 스트레이 키즈 '★★★★★'), 400만장 1장(세븐틴 '세븐틴스 헤븐')이었으나 2024년은 300만장 대가 최고치였다.

2023년, 2024년 모두 판매량 1위는 세븐틴으로 아티스트는 동일했다. 하지만 판매량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23년 미니 10집 'FML'로 554만장을 판매하며 1위를 찍었던 세븐틴은 2024년 미니 12집 '스필 더 필스'로 318만장을 기록했다.

상반기까지는 음반 수출도 역성장하며 'K팝 위기설'에 무게가 실렸지만, 수출액은 하반기 들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1억2939만3000달러로 2023년 상반기보다 2.7% 감소하며 9년 만에 역성장했다. 하지만 7~11월 1억4115만4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하며 선방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사진=빅히트 뮤직,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사진=빅히트 뮤직,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올림픽 이슈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2024년을 지나 올해는 각 엔터사의 상징성을 지닌 대형 아티스트들이 출격할 전망이다.

하이브에게는 '방탄소년단 전원 전역의 해'로 의미가 남다르다. 중소 기획사인 빅히트 뮤직을 'K팝 1등 기획사' 하이브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이 기업의 DNA와도 같은 방탄소년단의 활동 재개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전역한 진이 성공적으로 솔로 활동을 진행한 데 이어 제이홉도 기지개를 켰다. 올해는 RM, 뷔, 지민, 정국이 전역하고 슈가가 소집해제 하며 전원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절치부심 각오로 '간판 그룹' 블랙핑크를 내세운다. 빅뱅, 2NE1에 이어 YG의 정체성을 유지해 온 블랙핑크는 지난해 멤버들이 회사를 떠나 새 회사에 둥지를 틀거나 개인 소속사를 차려 활동해 왔다. 이들의 완전체 활동 권한은 여전히 YG가 갖는다. 올해 YG 라인업 중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팀으로, 블랙핑크는 컴백에 이어 월드투어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블랙핑크의 직전 월드투어 티켓 수익은 3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창립 30주년을 맞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브랜드 공연인 'SM타운 라이브'로 포문을 연다. 현재 활동 중인 그룹은 물론 H.O.T. 및 S.E.S., 플라이투더스카이 일부 멤버들도 참석을 확정, K팝의 초석을 다져 글로벌 진출을 가능케 했던 엔터사로서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줄 전망이다. 고척돔에서 진행되는 'SM타운 라이브'는 빠르게 2회차 전석 매진됐다. SM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패밀리십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로 팬들에게도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3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컴백 및 콘텐츠 등에도 기대가 모인다. 에스파 이후 5년 만에 신인 걸그룹도 선보이며 'K팝 근본' 타이틀을 더 굳건히 할 전망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박진영 총괄 프로듀서의 뛰어난 안목 및 글로벌 감각으로 신인 개발 및 시장 확장을 선도해온 기획사다. 일본 현지화 걸그룹 니쥬를 성공시킨 데 이어 보이그룹 넥스지, 그리고 미국 걸그룹 비춰도 선보였다. 중국 그룹 보이스토리까지 다채로운 해외 라인업을 지녀 한한령 해제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새해가 밝자마자 신인 보이그룹 킥플립을 내놓는다. 아울러 일본을 석권한 트와이스, 미국 팬심을 사로잡은 스트레이 키즈까지 든든한 기존 IP와 동행하며 '아이돌 명가'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