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첫 회동 자리에서 민생과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기로 했다.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 대응을 위한 국회 차원의 대책위원회 구성도 합의했다.

이날 양당 대표는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같이 뜻을 모았다. 양당 대표가 만나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은 지난 9월 초 이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간 회동 이후 4개월 만이다. 여객기 참사 등을 계기로 정치가 복원되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회동이 끝난 후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연말연시 경제가 어렵고, 최근 혼란으로 국내외 각종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국회가 주도적으로 국정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최대한 빠르게 국회의장과 양당, 그리고 정부 측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가동해 국정을 안정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당은 우선 국정협의체 출범을 위해 각 당의 정책위 의장과 비서실장,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정부 측 국무조정실장이 참여하는 실무 협의를 하기로 했다.

이어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등 분야별 안건을 정리하고, 우 의장과 양당 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띄운다는 구상이다. 국정협의체에선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추경을) 제안했고, 권 비대위원장이 ‘당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며 “국정협의체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여객기 참사 대응을 위해 국회 차원의 대책위도 구성하기로 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과 주철현 민주당 의원,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다만 양당 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헌법재판관 임명과 내란·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조 대변인은 “헌법재판관과 특검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