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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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간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에 공급해온 러시아의 가스 수출이 1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

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은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으로 1일 오전 5시에 우크라이나 경유 대유럽 가스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50년간 지속되어온 러시아의 유럽 에너지 시장에 대한 지배가 종식됐다.

지난 3년간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에도 불구하고 가스는 계속 공급됐다.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운송 협정 갱신을 거부하면서 가스 공급이 종료됐다.

이번 가스 중단은 일찍이 예상되어 옴에 따라 유럽연합(EU)의 소비자 가격에는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위원회는 이 날 EU가 단절에 대비했다며 러시아 이외 지역에서 충분한 양의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2022년 이후로 상당한 양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으로 비축도 넉넉하다는 입장이다.

2022년에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가스 공급 감소로 가격이 폭등하자 생계비 위기를 겪은 유럽 각국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대폭 줄여왔다. EU는 노르웨이에서 더 많은 파이프 가스를 구매하고 있으며, 카타르와 미국에서 LNG를 구매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 가스를 구매하는 국가중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는 대체 공급원을 찾았다. 유일하게 남은 헝가리는 흑해 아래로 두 개의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는 투르크스트림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그럼에도 2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해 51% 가까이 올라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중부 유럽을 중심으로 가스비용 부담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웃 몰도바에서 분리돼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러시아 가스에 의존해왔으며 파이프라인 폐쇄와 동시에 이 날 아침부터 난방과 온수 공급을 차단했다.

안보상의 이유로 가스 통과 협정의 연장을 거부한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이미 러시아 가스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장관 게르만 갈루첸코는 성명에서 “이것은 역사적 사건”이라며 “러시아는 시장을 잃고 재정적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로부터 연간 약 8억 달러의 운송료 손실을 보고 있다.가즈프롬 역시 가스 판매에서 약 5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구소련은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 가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유럽 수출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는 유럽 가스 시장의 35%에 달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가즈프롬 사업은 사실상 붕괴됐다.

이에 앞서 벨라루스를 경유하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도 폐쇄되었고, 발트해를 건너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트 스트림 노선은 2022년에 폭파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