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에 "함께 싸우자" 독려…공수처 "영장 기한내 체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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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한남동 관저
오동운 "엄정하되 예의 지킬 것
관저 문 안열면 공무집행 방해"
尹, 담화 이후 20일 만에 메시지
관저 앞 지지자들 수백명 몰려
여론전 장기화 땐 수사차질 우려
오동운 "엄정하되 예의 지킬 것
관저 문 안열면 공무집행 방해"
尹, 담화 이후 20일 만에 메시지
관저 앞 지지자들 수백명 몰려
여론전 장기화 땐 수사차질 우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방침이다. 법원이 영장 발부 때 대통령경호처가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관련법 조항을 무력화한 것으로 알려져 영장 집행의 법적 걸림돌은 일단 사라졌다. 그러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는 새해 첫날부터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지지자가 대거 몰려들어 향후 영장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 역시 이들 지지자에게 직접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여론전을 펼치면서 내란죄 수사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동운 공수처장(사진)은 1일 윤 대통령 체포·수색영장에 대해 “기한 내에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되 예의를 지킬 것이니 공수처에 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행 시점에 대해서는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협의 중”이라며 “(일시를) 특별히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경호처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직권남용과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다. 오 처장은 “전날 경호처에 집행에 협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반대가 있더라도 적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리케이드와 철문을 잠그고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공무집행방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머무는 한남동 관저 앞은 탄핵 찬반 시위대가 몰리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내란 수사와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백 명은 ‘부정선거·입법독재’ ‘이재명 체포’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채 “탄핵을 거부한다”고 외쳐댔다. 전날 시작된 찬반 집회가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면서 관저의 경비는 한층 삼엄해졌다. 관저 정문 입구 앞에는 약 35m 길이의 울타리가 겹겹이 쳐졌고 주변에는 대통령경호처와 경찰 수십 명이 둘러섰다. 관저 앞 도로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6대가 촘촘히 주차돼 차벽을 형성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는 “몸싸움을 벌여서라도 경찰이 관저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관저로 돌진하려던 일부 지지자를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들 지지자에게 격려와 감사 메시지를 내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날 오후 7시30분께 윤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새해 인사 및 지지 감사 글이 적힌 A4용지가 대통령실 직원을 통해 관저 앞 집회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실’이라는 문구와 로고가 선명한 봉투에 담겨 전해진 이 글은 현장에서 복사돼 집회 참가자들에게 전파됐다. 이후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 메시지가 윤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글에서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2일 담화 이후 침묵해온 윤 대통령이 20일 만에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권은 내용과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지지자의 궐기를 호소하는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관저를 에워싸는 방식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달라고 선동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물론, 보수 지지층까지 분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철오/노경목/박시온 기자 cheol@hankyung.com
○공수처 “기한 내 영장 집행”
오동운 공수처장(사진)은 1일 윤 대통령 체포·수색영장에 대해 “기한 내에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되 예의를 지킬 것이니 공수처에 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행 시점에 대해서는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협의 중”이라며 “(일시를) 특별히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경호처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직권남용과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다. 오 처장은 “전날 경호처에 집행에 협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반대가 있더라도 적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리케이드와 철문을 잠그고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공무집행방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머무는 한남동 관저 앞은 탄핵 찬반 시위대가 몰리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내란 수사와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백 명은 ‘부정선거·입법독재’ ‘이재명 체포’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채 “탄핵을 거부한다”고 외쳐댔다. 전날 시작된 찬반 집회가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면서 관저의 경비는 한층 삼엄해졌다. 관저 정문 입구 앞에는 약 35m 길이의 울타리가 겹겹이 쳐졌고 주변에는 대통령경호처와 경찰 수십 명이 둘러섰다. 관저 앞 도로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6대가 촘촘히 주차돼 차벽을 형성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는 “몸싸움을 벌여서라도 경찰이 관저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관저로 돌진하려던 일부 지지자를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들 지지자에게 격려와 감사 메시지를 내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날 오후 7시30분께 윤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새해 인사 및 지지 감사 글이 적힌 A4용지가 대통령실 직원을 통해 관저 앞 집회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실’이라는 문구와 로고가 선명한 봉투에 담겨 전해진 이 글은 현장에서 복사돼 집회 참가자들에게 전파됐다. 이후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 메시지가 윤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침묵 깬 尹 “끝까지 싸울 것”
윤 대통령은 글에서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2일 담화 이후 침묵해온 윤 대통령이 20일 만에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권은 내용과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지지자의 궐기를 호소하는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관저를 에워싸는 방식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달라고 선동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물론, 보수 지지층까지 분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철오/노경목/박시온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