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HD현대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HD현대 제공
HD현대그룹은 조선,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분야에서 친환경,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가 쫓아오기 어려운 ‘절대 기술’을 확보해 제조업을 넘어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선 부문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부문에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탄올 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선이 대표적이다. 특히 암모니아 추진선은 탄소 배출이 ‘제로(0)’여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기대가 높은 선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3년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로 추진하는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신규 선박은 안정성이 중요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먼저 배를 인도하는 만큼 ‘기술 표준’을 잡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미래 에너지인 수소, 소형모듈 원자로(SMR) 분야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소 전문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은 수소 연료전지 글로벌 선두권 기업인 컨비온을 7200만유로(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컨비온은 2012년 설립된 핀란드 기업으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는 또 미국 테라파워와 원자로 용기를 납품하는 계약도 맺었다. 이번에 수주한 원자로 용기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시에 345㎿ 규모로 설치하는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에 장착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12월 의·약학 개발업체 AMC사이언스를 설립해 신약 개발에도 도전한다.

정유 기업인 HD현대오일뱅크는 3대 친환경 미래사업인 블루 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처음으로 바이오 선박유를 수출한 이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또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열을 떨어뜨리는 액침냉각 시장도 상용화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건설기계 기업인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는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한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 대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 브라질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