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한국은행에 173조원 대출…14년만 '역대 최대'"
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에 173조원이 넘는 재원을 일시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2092억원에 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작년 한은에서 총 173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임 의원은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할수록 세출(돈을 쓸 곳)에 비해 세입(걷은 세금)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은행으로부터 173조원을 빌렸고 이 중 172조원을 상환해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1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부의 일시 대출 횟수는 84회로, 역대 종전 최대치인 2023년(64회)보다 20회 늘었다.

정부가 작년 누적 대출에 따라 부담해야 할 이자액은 20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연간 이자액(1506억원)보다 500억원 이상 비용 부담이 불어났다. 다만 작년 일시 대출 이자율은 △1분기 3.623% △2분기 3.563% △3분기 3.543% △4분기 3.302% 등으로 점차 줄었다.

임 의원은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일시 차입이 감세 정책과 경기 둔화로 인해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으로 실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하는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