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처캐피털 양극화…美 투자 VC 3년 새 25%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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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위축에 대형사만 생존
투자업계 위축으로 대형 벤처캐피털(VC)만 살아남으면서 문을 닫는 중소형 VC가 늘어났다.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VC 수는 3년 전보다 2000개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VC 업계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 투자한 VC 수는 6175개로, VC 수가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8315개) 대비 25.7%(2140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집중도도 심화했다. 지난해 미국 VC들이 조달한 71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은 제너럴 카탈리스트, 안데르센 호로위츠, 아이코닉 그로스, 스라이브캐피털 등 9개 VC에 의해 모금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금융 기관들이 실리콘 밸리의 대기업에 자금을 집중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벤처 시장의 역학을 왜곡시켜 스페이스X, 오픈AI, 데이터브릭스 등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비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고, 작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옵션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문을 닫는 VC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초 카운트다운 캐피털은 투자를 중단하고 남은 미투자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VC인 파운더리 그룹은 2022년에 조성한 5억달러 규모의 펀드가 마지막 펀드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시스코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JC2벤처스의 창립자 존 체임버스는 “벤처 캐피탈의 통합은 확실히 일어나고 있다”며 “안데르센 호로위츠, 세쿼이야캐피털 등 대형 VC는 계속 성장하는 반면, 2021년 이전 저금리 환경에서 큰 수익을 얻지 못한 VC는 더 어려운 시장에서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VC 폐업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기업 공개(IPO) 및 인수합병(M&A)이 급격히 둔화한 것이 지목된다. VC가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때가 IPO 혹은 M&A인데, 이 경로가 막힌 것이다. 한 출자자(LP)는 “자본을 되돌려주는 시간이 지난 25년 동안 많이 길어졌다”며 “1990년대에는 약 7년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1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VC의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 지난해 미국 VC가 조달한 710억달러는 7년 만의 최저치다. 호황기였던 2021년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소규모 VC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LP들은 업력이 길거나 기존에 거래해왔던 VC에게 향하고 있어서다. 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선택이다.
카일 스탠포드 피치북 수석 VC 분석가는 “안데르센이나 세쿼이야에 투자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그 펀드들에 투자하지 않으면 다음 라운드에서 투자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 VC들이 LP에게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문을 닫는 중소형 VC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럭스 캐피털은 지난 8월에 LP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VC는 앞으로도 가장 유망한 기회에 접근하는 일부 선택된 기업만 존재하는 희귀한 생태계가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신규 VC들은 사실상 재정적으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최대 30~50%의 VC가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썼다.
한경제 기자
1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 투자한 VC 수는 6175개로, VC 수가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8315개) 대비 25.7%(2140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집중도도 심화했다. 지난해 미국 VC들이 조달한 71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은 제너럴 카탈리스트, 안데르센 호로위츠, 아이코닉 그로스, 스라이브캐피털 등 9개 VC에 의해 모금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금융 기관들이 실리콘 밸리의 대기업에 자금을 집중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벤처 시장의 역학을 왜곡시켜 스페이스X, 오픈AI, 데이터브릭스 등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비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고, 작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옵션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문을 닫는 VC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초 카운트다운 캐피털은 투자를 중단하고 남은 미투자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VC인 파운더리 그룹은 2022년에 조성한 5억달러 규모의 펀드가 마지막 펀드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시스코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JC2벤처스의 창립자 존 체임버스는 “벤처 캐피탈의 통합은 확실히 일어나고 있다”며 “안데르센 호로위츠, 세쿼이야캐피털 등 대형 VC는 계속 성장하는 반면, 2021년 이전 저금리 환경에서 큰 수익을 얻지 못한 VC는 더 어려운 시장에서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VC 폐업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기업 공개(IPO) 및 인수합병(M&A)이 급격히 둔화한 것이 지목된다. VC가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때가 IPO 혹은 M&A인데, 이 경로가 막힌 것이다. 한 출자자(LP)는 “자본을 되돌려주는 시간이 지난 25년 동안 많이 길어졌다”며 “1990년대에는 약 7년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1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VC의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 지난해 미국 VC가 조달한 710억달러는 7년 만의 최저치다. 호황기였던 2021년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소규모 VC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LP들은 업력이 길거나 기존에 거래해왔던 VC에게 향하고 있어서다. 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선택이다.
카일 스탠포드 피치북 수석 VC 분석가는 “안데르센이나 세쿼이야에 투자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그 펀드들에 투자하지 않으면 다음 라운드에서 투자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 VC들이 LP에게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문을 닫는 중소형 VC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럭스 캐피털은 지난 8월에 LP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VC는 앞으로도 가장 유망한 기회에 접근하는 일부 선택된 기업만 존재하는 희귀한 생태계가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신규 VC들은 사실상 재정적으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최대 30~50%의 VC가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썼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