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 사진=뉴스1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 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어닝 쇼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올해 실적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로의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공급이 본격화되거나, 스마트폰과 PC 수요 회복에 따른 범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집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조9732억원이다. 최근 한달 동안 7.81% 하향됐다.

이날도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7조6605억원과 7조300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목표주가도 7만8000원과 7만7000원으로 내렸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과 PC 제조사를 중심으로 다시금 재고 조정이 시작돼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낮았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전체 D램 빗그로스(용량 기준 성장률)는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깎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조3709억원이다. 한달 전 대비 7.21% 하향됏다. 이날 새로 제시된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추정치는 각각 약 35조2520억원과 35조원이다.

현재 주가는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으로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낮은 수준”이라며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재고 조정이 이뤄진 이후의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자사주 매입 진행에 따라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종가는 5만3200원으로, 한 해 동안 32.23% 하락했다.

다만 주가가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도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현재 상황에서 상승 모멘텀 또한 제한적”이라며 “당분간 주가는 박스권에서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수요 회복이 확인되거나 HBM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