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달러예금 한 달 새 6%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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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금융위기 후 최고지만
강달러 기조 예상 매수세 지속
강달러 기조 예상 매수세 지속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최근 한 달 사이 6%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향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져 달러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625억5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591억82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33억7500만달러(5.7%) 늘었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작년 10월(-4.6%)과 11월(-2.5%)까지만 해도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1400원을 돌파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와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작년 10월 2일 1319원30전에서 11월 13일 1406원60전으로 올랐다.
같은 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발표 이후로는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할 정도로 치솟았고, 이례적으로 달러예금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늘어 달러예금이 줄어드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발표 직전인 12월 3일 1402원90전에서 같은 달 26일 1464원80전으로 올랐다. 30일엔 1472원50전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이어지던 2009년 3월 13일(1483원50전) 후 약 15년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했는데도 달러예금이 증가한 것은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과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와 학계에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9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계속되는 정국 불안과 대외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 우위를 예상한다”며 “148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예금과 달리 엔화예금은 급감했다.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작년 11월 말 1조1113억엔에서 12월 26일 9901억엔으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0.9%(1212억엔) 감소했다. 12월 19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일본의 긴축 속도가 늦어져 엔화 가치 상승 속도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625억5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591억82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33억7500만달러(5.7%) 늘었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작년 10월(-4.6%)과 11월(-2.5%)까지만 해도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1400원을 돌파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와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작년 10월 2일 1319원30전에서 11월 13일 1406원60전으로 올랐다.
같은 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발표 이후로는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할 정도로 치솟았고, 이례적으로 달러예금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늘어 달러예금이 줄어드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발표 직전인 12월 3일 1402원90전에서 같은 달 26일 1464원80전으로 올랐다. 30일엔 1472원50전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이어지던 2009년 3월 13일(1483원50전) 후 약 15년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했는데도 달러예금이 증가한 것은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과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와 학계에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9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계속되는 정국 불안과 대외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 우위를 예상한다”며 “148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예금과 달리 엔화예금은 급감했다.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작년 11월 말 1조1113억엔에서 12월 26일 9901억엔으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0.9%(1212억엔) 감소했다. 12월 19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일본의 긴축 속도가 늦어져 엔화 가치 상승 속도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