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일 오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신년사에서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룹사들이 한진그룹이랑 지붕 아래 함께하는 큰 변화가 있었다"며 "통합 항공사의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에 나서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억3157만8947주 취득을 위한 납입을 마무리하면서 약 4년만에 기업결합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2026년 말까지 아시아나항공을 별도 자회사로 운영하며 순차적으로 통합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화학적 결합이 마무리되기까지는 2년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러한 결합까지 마무리되는 2026년 12월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조 회장은 "글로벌 유수의 항공사들과 격차를 줄이고 제대로 된 경쟁을 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층 더 높아질 고객들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통합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을 이루기까지 아직 남아있는 약 2년여의 시간을 감안할 때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글로벌 격차는 순식간에 더 벌어질 것"이라며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면서도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안전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조했다. 그는 "안전은 고객과의 기본 약속"이라며 "절대 안전운항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유기적인 협력은 필수"라고 밝혔다.

고객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조 회장은 "통합 항공사 서비스의 기준은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며 "고객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리고 더 많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올해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당면과제를 수행하며 백년 기업으로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면밀한 분석과 계획 수립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조 회장은 약 2년 후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며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 살아왔지만 이제는 더 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구성원들은 서로가 맞고 틀리고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각자가 가진 장점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우리가 미처 예상치 못한 큰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새로운 CI도 공개될 예정이다. 조 회장은 "통합의 청사진은 본격적으로 그려 나가는 해인 만큼 새로운 CI가 양사 융합의 구심점이자 상징이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햇다.

아울러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있었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는 "항공업계 종사자로서 안전이란 단어가 얼마나 무거운 책임감을 주는지 절실히 느끼게 됐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