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기채권 부메랑 온다"…올해 국채 시장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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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 시장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매물 폭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부의 예산 적자 규모가 연간 1조 달러가 넘는 상황이 지속되면 이미 기준선을 초과한 단기 국채(T-bills) 발행량이 중·장기 국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채권 가격 하락(금리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CNBC는 1일(현지시간) "고정 수익(채권) 투자자들은 지난해 채권 시장 붕괴에 이어 올해도 다수의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그 중 하나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단기 국채의 만기 문제"라고 보도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국채 규모는 약 3조 달러로 추산된다. 이 중 상당수는 미 재무부가 최근 몇 년간 대량으로 발행한 단기 국채다.
매년 1조 달러 이상의 예산 적자가 지속되면 미 재무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계속해서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주로 단기 국채를 발행해 적자 자금을 충당해왔다. 부채 한도 및 예산 적자와 관련한 당파 싸움, 정부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긴급 자금 필요 등이 원인이었다. 단기 국채는 상환 기간이 짧은 대신 이자율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시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단기 국채의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다. 투자자문사 스트라테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통상 총 국채 발행량의 약 20%를 단기 국채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안정적인 정부 부채 구조를 위해 선호되는 비율이다. 스트라테가스는 현재 28조2000억달러인 총 국채 잔액(미국 정부의 부채 총량)에서 해당 비율을 넘는 '초과 단기 국채'가 2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톰 치치우리스 채권 부문 책임자는 "올해 이후에도 미국 정부의 예산 적자 규모가 계속 연간 1조 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가정하면 결국 누적적으로 단기 국채 발행량은 초과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대규모로 발행돼 온 단기 국채의 짧은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 상환 부담은 더 커진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단기 국채의 만기를 연장해 중기(5~10년) 또는 장기(10년 이상) 국채로 전환하는 물량이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치치우리스 책임자는 "정부가 단기 채권의 상환 시점에 만기를 연장하려 한다면 이미 막대한 국채 발행이 예상돼 채권 시장이 이를 흡수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거의 2조 달러에 이르는 예산 적자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재정 상황에서 단기 국채발(發) 폭탄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단기 국채 비율 초과와 이를 장기 채권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발생할 새로운 적자 규모보다도 더 즉각적이고 중요한 우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국채의 신규 발행액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 늘어나 26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화당 의원들, '닥터 둠'으로 알려진 저명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등은 지난해 초부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재무부가 단기 금융 비용을 낮추고 대통령 선거 기간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너무 많은 단기 국채를 남발했다는 주장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의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스콧 베슨트도 옐런 장관을 향해 단기 국채 문제를 갖고 날을 세운 바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작년 9월 말 이후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장기간 고금리 기조를 끝내고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하면서다. CNBC는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이는 채권 시장에서 참담한 성적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만기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한 해 동안 11%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동기간 S&P 500 지수는 23% 상승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CNBC는 1일(현지시간) "고정 수익(채권) 투자자들은 지난해 채권 시장 붕괴에 이어 올해도 다수의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그 중 하나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단기 국채의 만기 문제"라고 보도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국채 규모는 약 3조 달러로 추산된다. 이 중 상당수는 미 재무부가 최근 몇 년간 대량으로 발행한 단기 국채다.
매년 1조 달러 이상의 예산 적자가 지속되면 미 재무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계속해서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주로 단기 국채를 발행해 적자 자금을 충당해왔다. 부채 한도 및 예산 적자와 관련한 당파 싸움, 정부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긴급 자금 필요 등이 원인이었다. 단기 국채는 상환 기간이 짧은 대신 이자율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시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단기 국채의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다. 투자자문사 스트라테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통상 총 국채 발행량의 약 20%를 단기 국채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안정적인 정부 부채 구조를 위해 선호되는 비율이다. 스트라테가스는 현재 28조2000억달러인 총 국채 잔액(미국 정부의 부채 총량)에서 해당 비율을 넘는 '초과 단기 국채'가 2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톰 치치우리스 채권 부문 책임자는 "올해 이후에도 미국 정부의 예산 적자 규모가 계속 연간 1조 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가정하면 결국 누적적으로 단기 국채 발행량은 초과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대규모로 발행돼 온 단기 국채의 짧은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 상환 부담은 더 커진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단기 국채의 만기를 연장해 중기(5~10년) 또는 장기(10년 이상) 국채로 전환하는 물량이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치치우리스 책임자는 "정부가 단기 채권의 상환 시점에 만기를 연장하려 한다면 이미 막대한 국채 발행이 예상돼 채권 시장이 이를 흡수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거의 2조 달러에 이르는 예산 적자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재정 상황에서 단기 국채발(發) 폭탄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단기 국채 비율 초과와 이를 장기 채권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발생할 새로운 적자 규모보다도 더 즉각적이고 중요한 우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국채의 신규 발행액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 늘어나 26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화당 의원들, '닥터 둠'으로 알려진 저명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등은 지난해 초부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재무부가 단기 금융 비용을 낮추고 대통령 선거 기간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너무 많은 단기 국채를 남발했다는 주장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의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스콧 베슨트도 옐런 장관을 향해 단기 국채 문제를 갖고 날을 세운 바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작년 9월 말 이후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장기간 고금리 기조를 끝내고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하면서다. CNBC는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이는 채권 시장에서 참담한 성적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만기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한 해 동안 11%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동기간 S&P 500 지수는 23% 상승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