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전망치(1.9%)보다도 경제 상황이 더 암울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은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증가율이 지난해 8.2%에서 1.5%로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1분기 경기 상황을 지켜보고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올해 전망치 2.2%에서 반년 만에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한국개발연구원(KDI·2.0%), 아시아개발은행(ADB·2.0%), 한국은행(1.9%)보다 낮다.

정부가 올해 성장 전망치를 크게 낮춘 건 수출이 둔화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반도체 등 주력업종 경쟁 심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통상정책 전환에 따른 하방요인 등으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8.2%)보다 크게 축소된 1.5%가 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2% 늘어나는 데 그쳤던 민간소비는 올해에는 1.8% 증가하면서 완만하게 회복되리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작년에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이자지출 증가 등 영향이 누적되면서 재화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이 더뎠지만, 올해에는 가계 실질구매력이 개선되면서 점차 회복되리라고 본 것이다.

다만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높은 가계부채 수준 등이 개선 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3% 성장에서 올해 2.9% 성장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첨단공정 전환 수요·운송장비 이연물량 순차 도입·통화긴축 완화 등으로 증가가 전망되지만, 수출 둔화와 미국 신정부 통화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우려도 있다고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지난(-1.5%)과 마찬가지로 -1.3%로 역성장하는 등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전년(2.3%)보다 낮은 1.8%로 전망됐다. 다만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나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상승,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정책금융 12조원과 재정·공공 추가투자 6조원 등 총 18조원 규모의 공공부문 가용 재원을 총 동원해 내수 등 경기 회복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신속집행은 역대 최고 수준인 67%까지 높이고 민생·경기사업 약 85조원의 40% 이상을 1분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조기·신속 집행에도 1분기 재점검을 거쳐 필요할 경우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추경 편성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점을 감안해 미국 신정부의 정책 전개양상, 민생경제 상황 등 경제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무엇보다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18조원 경기보강 패키지를 시행하고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의 '민생 신속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며 "상반기 추가 소비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을 통해 소비 심리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외신인도 관리를 위해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밸류업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에 파격적인 현금 보조와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