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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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대통령 놀이가 도를 넘었다"고 2일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은 헌법상 국가원수인 대통령만 할 수 있는데, 엄연히 아직까지 대통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권한대행의 대행인 기재부 장관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건 참 웃지 못할 코미디"라고 했다.

홍 시장은 "박근혜 탄핵 때는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비로소 황교안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했고, 한덕수 대행 탄핵 후에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헌법상 물 건너간 것으로 봤는데, 기재부 장관의 대통령 놀이가 도를 넘었다"며 "일개 장관에게 임명장 받는 헌법재판관은 얼마나 쪽팔릴까"라고 했다.

홍 시장은 "기재부 장관의 대통령 놀이는 참 기막힌 노릇이다.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가는 이재명 의원이나 그 틈을 타서 대통령 놀이나 하는 기재부 장관은 둘 다 오십보백보"라면서 민불료생(民不聊生)이라는 성어를 남겼다. '백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정계선·조한창)을 임명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보류했다. 최 권한대행은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홍 시장을 비롯한 정부·여당 고위 인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실은 전날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을 포함한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집단 사의로 헌법재판관 임명에 항의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에게 고성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