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투자해요"…가상자산 시장 화두로 떠오른 'AI 에이전트' [황두현의 웹3+]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내러티브(Narrative)로 떠오르고 있다. 복잡한 거래 구조로 인한 가상자산 시장의 진입장벽을 AI 에이전트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AI 에이전트 관련 가상자산 섹터의 시가총액은 AI 에이전트가 본격 대두한 지난 10월 이후 3개월만에 160억달러(약 23조원)를 돌파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와 웹3 벤처캐피털(VC) 해시드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분야로 AI 에이전트를 꼽기도 했다.

그렇다면 AI 에이전트가 뭐길래, 또 가상자산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이처럼 주목받는 것일까.

"복잡한 코인 투자, 알아서 해드려요"…AI 에이전트, 가상자산 시장 혁신할까

"스스로 투자해요"…가상자산 시장 화두로 떠오른 'AI 에이전트' [황두현의 웹3+]
AI 에이전트는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학습하고 계획을 짜서 행동으로 옮기는 자율 소프트웨어다. 기존 AI 봇이 사전에 설정된 코드와 규칙에 따라 작동한다면 AI 에이전트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체적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에서 AI 봇은 가격이 특정 범위 아래로 떨어질 때 매수를 실행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결정이 최선의 선택인지를 평가할 수는 없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시장의 등락 패턴과 추세를 분석해 최적의 매수 시점을 판단하고 거래를 수행한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 같은 AI 에이전트의 능력이 ▲개·폐장 없는 24시간 거래 및 복잡한 투자 절차 ▲탈중앙화금융(DeFi, 이하 디파이), 브릿지 등의 복잡한 개념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 등으로 대변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해소해 줄 것으로 봤다. AI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복잡한 개념을 이해해 쉬지 않고 돌아가는 가상자산 투자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사 비트와이즈는 "AI 에이전트는 디파이와 블록체인을 혁신해 복잡한 거래 전략을 자동화하고 투자자의 자산 관리를 최적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VC 드래곤플라이도 "AI 에이전트가 가상자산을 혁신할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보고서를 통해 "AI를 통해 온체인에서 바스켓 형태의 토큰 펀드 운용, 디파이 이자농사(Yield Farming) 최적화, 리스크 분석 및 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효율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온체인 상에서는 에이전트 기반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 수익률 80%·토큰 9000% 폭등...늘어나는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사진=다오스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다오스펀 홈페이지 갈무리
반에크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상자산 투자에 활용된 AI 에이전트의 수는 1만개를 넘어섰다. 이들이 거둬들인 수익은 870만달러(약 128억원)에 달한다. 반에크는 "올해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AI 에이전트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100만개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이미 AI 에이전트와 가상자산의 결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ai16z(AI16Z)'가 손꼽힌다.

ai16z는 AI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헤지펀드를 생성할 수 있는 솔라나(SOL) 기반 탈중앙화자율조직(DAO, 이하 다오) 플랫폼 '다오스펀(daos fun)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다. ai16z는 밈코인, AI 에이전트 관련 코인, 대체불가토큰(NFT), 디파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도 각자의 투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최종 결정은 AI 에이전트가 내리게 된다.

2일 기준 ai16z의 운용자산(AUM)은 약 3660만 달러(558억 원)에 달하며, 연간 수익률(APR)은 85%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성과에 힘입어 ai16z가 발행한 토큰 'AI16Z'의 시가총액은 25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30일에는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 출시, 스테이킹 메커니즘 개편, 토큰 런치패드 플랫폼 출시 등을 포함한 로드맵을 발표하며 AI 에이전트를 위한 인프라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버추얼프로토콜(Virtuals Protocol, VIRTUAL)도 대표적인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버추얼프로토콜은 글로벌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선정한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가상자산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버추얼프로토콜을 통해 생성된 AI 에이전트는 약 10억개의 고유한 에이전트 토큰을 보유하게 된다. AI 에이전트들은 방송, 가상자산 지갑 관리, 엑스 게시물 게시, 텔레그램 채팅방 개설 등의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해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이를 통해 버추얼프로토콜은 작년 10월 공식 출시 이후 6000만달러의 수익 및 에이전트 토큰 보유자 20만명 돌파라는 성과를 거뒀다. 토큰 공개(TGE) 당시 0.05달러에 불과했던 버추얼프로토콜의 토큰 VIRTUAL은 2일 현재 9700% 폭등한 4.9달러를 기록 중이다.

가상자산 분석 기업 포필러스(Four Pillars)는 "ai16z와 버추얼프로토콜은 AI 에이전트 섹터를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성장했다"면서 "이들은 이미 'AI 에이전트의 레이어1'으로 정의되고 있다. 앞으로도 AI 에이전트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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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