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가 유럽연합(EU)이 집행을 보류하던 지원금 10억4000만유로(약 1조6000억원)를 받지 못하게 됐다. EU가 회원국에 자금 지원을 거부한 것은 처음이다.

1일 AFP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동결 상태인 헝가리에 대한 지원금 총 190억유로(약 29조1000억원) 가운데 1차분인 10억4000만유로가 2024년부로 만료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헝가리는 해당 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 자금은 취약지역 지원 프로그램 지원금이다.

EU 집행위는 2022년 헝가리가 EU의 법치주의·민주주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부패 개혁을 요구하며 지원금을 동결했다. 헝가리가 일부 개혁 조처를 하면서 EU가 집행한 자금도 있지만, 나머지 지원금은 여전히 동결됐다.

헝가리 정부는 EU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보커 야노시 헝가리 EU 담당 장관은 지난달 중순 SNS에 “EU가 헝가리와 헝가리 국민의 돈을 정치적 이유로 묶어두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썼다. 헝가리는 러시아에 우호적이며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이다.

헝가리는 경제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헝가리는 지난해 2~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에 빠졌다.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4.5%를 넘어섰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