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 개장식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2025년 증권·파생시장 개장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첫째 줄 왼쪽부터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오기형 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TF 단장, 강민국 국회 정무위 간사, 이복현 금융위원장.  강은구 기자
새해 증시 개장식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2025년 증권·파생시장 개장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첫째 줄 왼쪽부터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오기형 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TF 단장, 강민국 국회 정무위 간사, 이복현 금융위원장. 강은구 기자
정부가 지난해 야당 반발로 무산된 기업 밸류업 세제 개편을 다시 추진한다. 1인 1계좌로 제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규제는 폐지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을 포함하는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밸류업 세제 지원 정책 재추진

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밸류업 촉진 세제 지원 패키지’를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기업에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이 5% 이상 늘어나면 5% 초과 증가분의 5%만큼 법인세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밸류업 기업 투자자에겐 배당소득 증가액을 저율로 분리과세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ISA의 1인 1계좌 규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ISA 가입자는 중개형과 신탁형, 일임형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복수 유형에 가입할 수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 확대 등 ISA 제도 개선안도 재추진된다.

국내 증시 업그레이드를 위해 상장폐지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저성과 기업을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퇴출할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이 핵심이다. 상장폐지를 심사할 때 한국거래소가 부여하는 개선 기간(유가증권시장 최장 4년, 코스닥 최장 2년)을 단축할 계획이다. 유가증권시장(2심제)과 코스닥(3심제)의 심의 단계도 개선한다. 기업의 합병·분할 과정에서 이사회가 주주 이익을 보호하도록 법에 명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 같은 밸류업 제도 개선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실현될 수 있다. 상당수 제도 개선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 법안’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국회 처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검토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청년 첫걸음 4종 패키지’ 정책도 시행된다. 정부는 청년층의 민간·공공 부문 일 경험 기회를 1만 명 더 늘리고, 고졸 출신을 채용하면 공기업과 민간 기업에 경영평가 가점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빈 일자리 업종 중소기업에서 2년 이상 근무하면 최대 48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산업단지 입주 기업 등에 채용된 청년에겐 직장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ISA '1인 1계좌' 규제 폐지…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청년의 자산 형성을 촉진하는 제도 개선안도 포함됐다. 청년도약계좌의 정부 기여금 한도를 현재 개인소득 수준별 월 40만~70만원에서 일괄 월 70만원으로 조정한다. 청년도약계좌에서 적금형 외에 별도 금융투자 상품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취약계층 아동이 저축하면 정부가 두 배(최대 월 10만원)를 보태주는 디딤씨앗통장 가입 대상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차상위계층까지로 확대된다.

중장년층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퇴직연금 가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퇴직연금의 중도 인출 요건을 까다롭게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을 포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투자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별도 중개 조직이 가입자 대신 적립금을 관리·운용한다. 운용 규모를 키우고 전문성을 높여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개인연금도 일시금이 아니라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연금소득 세율을 낮춰(4%→3%) 연금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