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場 2400 회복 못한 코스피…"1월도 횡보"
코스피지수가 새해 첫날 2400 탈환에 실패하며 약해진 투자심리를 보여줬다. 미국 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공식 취임,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발표 등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1월도 관망 속에 바닥을 기는 지루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2거래일 연속 2400선 방어 실패

2일 코스피지수는 0.02% 하락한 2398.9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400선을 밑돌았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39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기관투자가도 199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S&P500지수가 4거래일 연속 내려 글로벌 증시 전반에 경계감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에코프로머티(-6.08%), LG화학(-3.0%) 등 2차전지 업종의 하락세가 거셌다.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SK하이닉스는 1.55% 떨어졌다.

이날 정부가 수출 부진 우려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2%에서 1.8%로 낮춘 것도 악영향을 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와 국제통화기금(IMF·2.0%)이 제시한 것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기대하는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독 증시를 압박하는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8일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5조2458억원으로 3개월 전(40조7394억원) 대비 13.48% 급감했다. 20일(현지시간)엔 트럼프 취임식이 열린다. ‘미국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가 공식 취임하면 ‘트럼프 트레이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강도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국내 수출 기업 주가에 하락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지루한 바닥 장세 계속”

15일과 28~29일(현지시간)엔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 금리를 결정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OMC가 1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8%에 달한다. 탄핵 국면이 길어지는 데 따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악재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쉽사리 해소될 수 없는 악재가 연이어 등장할 예정이다 보니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지루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전통적으로 1~2월은 국내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되기 쉬운 시기인 만큼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적으로도 1월 효과는 큰 의미가 없다. 최근 15년간 코스피지수 월별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1월은 평균 0.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지금이 매수할 기회라고 조언한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지수 상승은 ‘트럼프 리스크’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등이 마무리된 1분기 이후”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월 주식 비중을 ‘소폭 확대’로 상향한다”며 “불확실성의 한가운데 있지만 가격 매력도를 고려하면 진입할 만한 구간”이라고 했다.

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