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만건 취소…2,600억원 환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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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객기 참사 여파로 제주항공에 대규모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미리 받은 항공권 금액만 2,000억원이 넘는 만큼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도에 이지효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항공이 고객에게 항공권을 판매하고 받은 선수금은 약 2,606억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2위인 티웨이항공(1,843억원)보다 700억원 이상 많습니다.
항공사 대부분은 이 선수금을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합니다.
선수금은 통상 부채로 인식되지만, 탑승객이 항공권을 사용하는 시점에 매출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은 항공권을 많이 판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히게 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번 여객기 참사 여파로 환불 요청이 빗발치고 있어서인데,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한 만큼 3월까지 현금 유출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참사가 일어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0일까지 하루 만에 6만8000건의 항공권이 취소됐습니다.
[송경훈 /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 취소량이 과거보다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신규 예약도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항공기 도입 등 대규모 투자와 관련한 선급금은 이미 지급돼 있어 투자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모회사인 애경그룹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유통 계열사인 AK플라자와 석유화학 업체 애경케미칼이 업황 악화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캐시카우'였던 제주항공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지분을 담보로 대출도 받은 상황입니다.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제주항공은 물론 애경그룹 불매 운동도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환불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더해 불매 운동으로 실적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주항공 유동비율은 39.4%입니다.
유동비율은 현금 동원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최소 150%를 넘어야 적정한 수준으로 해석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정세 및 경기와 맞물려 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정지윤, CG: 홍기리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