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위기는 기회?…中 코맥, 빈틈 노린다
중국이 중형 여객기 C919로 보잉과 에어버스를 겨냥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C919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사무소를 설립하고 홍콩에도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 사무소는 코맥의 국제적 입지 강화와 C919의 해외 수주를 겨냥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C919는 또한 이날부터 중국동방항공의 상하이-홍콩 정기 노선에 투입됐다. 양양 코맥 마케팅·세일즈 담당 부사장은 내년까지 C919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운행하고, 이르면 올해 안 유럽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부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남아로 (C919를) 가져가기 전에 중국 국내에서 더 많이 운행해 모든 문제를 철저히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C919은 코맥이 200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한 지 16년 만인 2022년 완성한 첫 중국 자체 제작 여객기다.

기내 통로가 하나인 협동체 중형 여객기로 항속 거리 4천75∼5천555㎞에 170여석을 설치할 수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대 192석까지 설치 가능하다고 전했다.

C919 경쟁 기종은 보잉 737맥스와 에어버스 A320네오 등이 꼽힌다.

코맥은 보잉·에어버스에 비하면 한참 후발주자지만 최근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공급망 문제로 인도 지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특히 보잉은 최근 수년간 737맥스 계열 항공기의 잇따른 사고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으며 경영 위기에 빠졌다. 에어버스도 엔진·부품 부족에 직면해 있다.

영국 항공컨설팅 업체 IBA는 코맥이 현재 월 1대인 C919 생산량을 2040년까지 11대로 늘려 총 2천대가량을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C919는 중국의 기술 밸류체인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로, 궁극적 목표는 보잉과 에어버스 두 서방 기업의 독점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현재 항공업계 상황이 "후발주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아직 해외에서 운항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C919의 해외진출 야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유지보수 지원과 서방 부품 의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을 변수로 주목하며, 코맥의 미래가 서방 국가들의 협력 의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코맥의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