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 땅 파고 전봇대 타서 14조원 '횡재' [원자재 포커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통신사들이 오래된 통신망의 구리선을 회수하고 광케이블로 대체해 향후 15년 동안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통신 네트워크 하드웨어 기업 TXO의 분석을 인용해 주요 통신사들이 올해 구리 판매로 최대 7억2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땅속에 매설하거나 공중에 가설한 구리 통신선에서 적지 않은 양의 구리가 나온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과 북유럽 텔리아(Telia)와 텔레노어(Telenor)를 비롯해 호주 텔스트라(Telstra) 등 주요 통신사들은 이미 구리 재활용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정보기술(IT) 컨설팅 기업 어낼러시스메이슨(Analysys Mason)의 루퍼트 우드 연구원은 "대부분의 통신 회사가 2035년까지 구리를 완전히 폐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광케이블 기술과 무선 통신 기술의 발달로 기존 구리선을 대체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구리 가격이 낮았을 땐 구리를 그냥 땅속에 방치하거나 폐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구리 가격이 작년 5월 t당 1만1000달러를 넘기는 등 크게 오르자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물 구리 가격은 톤(t)당 868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미국 시장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달러 수준에 형성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구리 가격은 2010년대 중반에는 파운드당 2달러 내외였다. 미국 AT&T는 빠르게 구리선 회수에 나서 2021년 이후 3만2000t 이상의 구리를 재활용 업체에 팔았다. 텔스트라는 호주에서 지난 2개 회계연도 기간에 추출된 구리 케이블을 판매해 총 2억1100만호주달러(약 192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BT 역시 2024 회계연도에 구리 선물을 매각해 1억500만파운드(약 1900억원)의 수익을 장부에 올렸다. BT는 2028년까지 네트워크에서 구리 케이블을 추출하고 재활용하기 위해 전문 기업 EMR과 계약을 체결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텔리아는 2025년 구리 판매로 약 200만~300만 유로의 수익을 낼 전망이다. 이 회사는 구리 통신선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2500만 유로를 벌었다. 노르웨이 기업 텔레노르는 2025년에 케이블에서 약 250t의 구리를 회수할 계획이며, 최소 100만유로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공중 케이블과 건물 케이블에서 나오는 구리를 모두 팔면 약 6800만유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선 회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서 구리 전선 등의 절도사건까지 급증하고 있어서다. 광산 기업 BHP는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확장으로 인한 구리 사용이 늘면서 전 세계 구리 수요는 2050년까지 2021년 수준과 비교해 7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구리 광산 개발이 지지부진한 탓에 채굴 생산량이 정체된 가운데 수요가 늘어나면서 구리 재활용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구리 가격이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업 수요 감소로 연말 구리 가격이 내림세다. 중국 제련공장의 마진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통신 네트워크 하드웨어 기업 TXO의 분석을 인용해 주요 통신사들이 올해 구리 판매로 최대 7억2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땅속에 매설하거나 공중에 가설한 구리 통신선에서 적지 않은 양의 구리가 나온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과 북유럽 텔리아(Telia)와 텔레노어(Telenor)를 비롯해 호주 텔스트라(Telstra) 등 주요 통신사들은 이미 구리 재활용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정보기술(IT) 컨설팅 기업 어낼러시스메이슨(Analysys Mason)의 루퍼트 우드 연구원은 "대부분의 통신 회사가 2035년까지 구리를 완전히 폐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광케이블 기술과 무선 통신 기술의 발달로 기존 구리선을 대체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구리 가격이 낮았을 땐 구리를 그냥 땅속에 방치하거나 폐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구리 가격이 작년 5월 t당 1만1000달러를 넘기는 등 크게 오르자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물 구리 가격은 톤(t)당 868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미국 시장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달러 수준에 형성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구리 가격은 2010년대 중반에는 파운드당 2달러 내외였다. 미국 AT&T는 빠르게 구리선 회수에 나서 2021년 이후 3만2000t 이상의 구리를 재활용 업체에 팔았다. 텔스트라는 호주에서 지난 2개 회계연도 기간에 추출된 구리 케이블을 판매해 총 2억1100만호주달러(약 192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BT 역시 2024 회계연도에 구리 선물을 매각해 1억500만파운드(약 1900억원)의 수익을 장부에 올렸다. BT는 2028년까지 네트워크에서 구리 케이블을 추출하고 재활용하기 위해 전문 기업 EMR과 계약을 체결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텔리아는 2025년 구리 판매로 약 200만~300만 유로의 수익을 낼 전망이다. 이 회사는 구리 통신선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2500만 유로를 벌었다. 노르웨이 기업 텔레노르는 2025년에 케이블에서 약 250t의 구리를 회수할 계획이며, 최소 100만유로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공중 케이블과 건물 케이블에서 나오는 구리를 모두 팔면 약 6800만유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선 회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서 구리 전선 등의 절도사건까지 급증하고 있어서다. 광산 기업 BHP는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확장으로 인한 구리 사용이 늘면서 전 세계 구리 수요는 2050년까지 2021년 수준과 비교해 7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구리 광산 개발이 지지부진한 탓에 채굴 생산량이 정체된 가운데 수요가 늘어나면서 구리 재활용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구리 가격이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업 수요 감소로 연말 구리 가격이 내림세다. 중국 제련공장의 마진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