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사업 구조조정 '칼바람'…LG U+, 초등생 홈스쿨링 중단
LG유플러스가 ‘U+ 초등나라’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수익이 나오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의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통신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와중에 경기까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출시 5년 만에 전면 철수

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U+ 초등나라 서비스를 다음달 3일 종료한다. 2020년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다.

초등나라는 LG유플러스가 유아 전용 서비스 ‘아이들 나라’에 이어 선보인 초등학생 대상의 홈스쿨링 서비스다. 24개월 약정 조건으로 월 2만2000원의 이용요금을 받았다. LG유플러스 태블릿 요금제와 결합한 요금제도 별도로 운영했다.

이 회사는 5년 전 기자간담회에서 “초등 교육 콘텐츠 분야 서비스의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태블릿 요금제 이용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유료 방송 시장, 국내 교육 시장까지 아우르겠다는 목표였다. 전용 특화 태블릿도 함께 출시했다.

사업 종료를 결정한 것은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다. 출시 당시 최고경영자(CEO) 직속 스마트교육사업단의 첫 성과물로 기대가 컸지만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엔데믹 이후 원격수업 시장이 주춤해지며 이용자가 급격히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수익이 나오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사업은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데이터 및 지표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떼는 사업 잇달아

요즘 통신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운영해온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올해 3월 종료한다. 신사업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메타버스 플랫폼이지만 올 들어 성장세가 확연히 꺾인 데 따른 결정이다. 메타버스 사업에 투입한 인력은 인공지능(AI) 분야에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KT도 오는 13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 운영을 중단한다. 출시 7년6개월 만이다. 이용자가 좀처럼 모이지 않아 운영과 인건비 측면에서 손해이기 때문이다. 돈 안 되는 사업을 접고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KT는 지난해 4월과 8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 ‘지니버스’도 종료했다.

업계에선 통신 3사가 사업성 낮은 서비스에서 잇달아 손을 떼는 배경으로 수익성 악화를 꼽고 있다. 통신사의 대들보 격인 무선통신 수익지표는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통신 3사 평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지난해 3분기 2만9158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한 시장에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 여파가 계속돼 올해는 사정이 더 나쁠 것”이라며 “비용 효율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