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속 해부학자] '푸른 뱀'과 함께하는 치유와 성장의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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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계명대 의대 교수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2024년)이 저물고 푸른 뱀(靑蛇)의 해인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밝았다.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에 이어 대통령 탄핵 등이 이어지고, 여야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으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제적 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무려 179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기도 했다. 유독 다사다난하고 혼란스러웠던 2024년이 지나갔기에, 2025년 새해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고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을사년을 상징하는 뱀은 통찰력과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로 그려져 왔다. 동양적 관점에선 십이지신 중 여섯 번째 동물로, 껍질을 벗고 새롭게 거듭나는 신체 능력을 지녔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변화와 생명력, 영생 등을 떠올렸다. 따라서 치유와 풍요를 의미하는 ‘푸른 뱀의 해’는 지혜로운 변화와 새로운 시작 등의 의미를 바탕으로 성장과 발전이 기대되는 해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 전통 의학에서도 뱀은 치료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다.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사진)가 들고 있는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뱀이 상징하는 의미를 찾아보자.
아스클레피오스는 트라카라에서 신전을 세우고 진료했는데, 그의 뛰어난 능력에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사람도 능히 살려낸다’는 소문까지 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뱀 한 마리가 그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지팡이로 뱀을 죽이자, 다른 한 마리의 뱀이 입에 약초를 물고 들어와 죽은 뱀의 입 위에 올려놨다. 그러자 죽었던 뱀이 다시 살아났고, 이를 본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이 했던 대로 그 약초를 이용해 제우스의 벼락을 맞아 죽은 글라우코스를 살려냈다.
이때부터 아스클레피오스는 이러한 의술을 가르쳐준 뱀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자신의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뱀의 모습을 상징으로 삼았다. 이 신화는 현대 의학에도 이어져 뱀에 휘감긴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의학의 상징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다양한 의학단체와 의료기관의 상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뱀독은 주로 신경독소와 혈독소의 작용을 해 출혈과 혈액응고를 유발한다. 다만 물린 뒤 6시간 이내에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뱀에게 물렸을 때는 흥분하거나 움직이면 독이 더 빨리 퍼지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안정을 취하고 물린 부위에서 5~10㎝ 위쪽을 묶어 독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실에서 뱀의 독은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앞서 아스클레피오스의 이야기와 같이 뱀은 치유와 영생을 의미한다. 의학에서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라는 말과 같이 어떤 일이든 좋고 나쁨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치 상황이 혼란스럽고, 악재는 넘치지만, 그 속에서도 지난해 수출이 6838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새해에는 푸른 뱀의 기운으로 아픈 허물을 벗어내듯 지난 위기와 어려움을 치유해 새로운 발전과 기회의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을사년을 상징하는 뱀은 통찰력과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로 그려져 왔다. 동양적 관점에선 십이지신 중 여섯 번째 동물로, 껍질을 벗고 새롭게 거듭나는 신체 능력을 지녔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변화와 생명력, 영생 등을 떠올렸다. 따라서 치유와 풍요를 의미하는 ‘푸른 뱀의 해’는 지혜로운 변화와 새로운 시작 등의 의미를 바탕으로 성장과 발전이 기대되는 해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 전통 의학에서도 뱀은 치료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다.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사진)가 들고 있는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뱀이 상징하는 의미를 찾아보자.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와 뱀
아스클레피오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의술과 치유의 신으로 등장한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과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출산 직전 아폴론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잉태한 것으로 오해하고 활을 쏘아 코로니스를 죽였다.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자기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폴론은 헤르메스 신으로 하여금 코로니스의 뱃속에 든 아기를 살려내게 했다. 그 후 이 아기는 당시 최고의 현자인 케이론에게 보내져 의술을 배웠고 유능한 의사가 됐다.아스클레피오스는 트라카라에서 신전을 세우고 진료했는데, 그의 뛰어난 능력에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사람도 능히 살려낸다’는 소문까지 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뱀 한 마리가 그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지팡이로 뱀을 죽이자, 다른 한 마리의 뱀이 입에 약초를 물고 들어와 죽은 뱀의 입 위에 올려놨다. 그러자 죽었던 뱀이 다시 살아났고, 이를 본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이 했던 대로 그 약초를 이용해 제우스의 벼락을 맞아 죽은 글라우코스를 살려냈다.
이때부터 아스클레피오스는 이러한 의술을 가르쳐준 뱀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자신의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뱀의 모습을 상징으로 삼았다. 이 신화는 현대 의학에도 이어져 뱀에 휘감긴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의학의 상징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다양한 의학단체와 의료기관의 상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아픈 허물 벗고 새롭게 거듭나야
뱀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뱀은 치명적인 독을 지닌 공포의 대상이다. 심지어 뱀에 공포가 심한 불안 장애로 ‘뱀 공포증’(Ophidiophobia)이 있는데, 전 세계 인구의 2~3%에서 나타난다. 실제로 WHO의 자료에 의하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8만~14만 명이 뱀에게 물려 사망한다고 한다.뱀독은 주로 신경독소와 혈독소의 작용을 해 출혈과 혈액응고를 유발한다. 다만 물린 뒤 6시간 이내에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뱀에게 물렸을 때는 흥분하거나 움직이면 독이 더 빨리 퍼지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안정을 취하고 물린 부위에서 5~10㎝ 위쪽을 묶어 독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실에서 뱀의 독은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앞서 아스클레피오스의 이야기와 같이 뱀은 치유와 영생을 의미한다. 의학에서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라는 말과 같이 어떤 일이든 좋고 나쁨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치 상황이 혼란스럽고, 악재는 넘치지만, 그 속에서도 지난해 수출이 6838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새해에는 푸른 뱀의 기운으로 아픈 허물을 벗어내듯 지난 위기와 어려움을 치유해 새로운 발전과 기회의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