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723만여 대의 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초 잡은 판매 목표(744만여 대)엔 못 미쳤지만, 판매량 기준 글로벌 3위 자리는 3년 연속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 목표 판매량을 739만 대로 정했다.

현대차·기아 "올 739만대 팔겠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414만1791대, 308만9457대를 팔았다고 3일 공시했다. 현대차는 전년 판매량보다 1.8% 줄었지만, 기아는 0.1% 증가했다. 특히 기아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다. 기존 기록인 2023년(308만7384대)을 넘어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해외 시장 판매량은 598만여 대로 해외에서 훨씬 많은 판매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 순위는 2023년과 동일하게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3위를 지킨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와 폭스바겐은 지난해 각각 1000만여 대, 900만여 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각각 417만4000대, 321만6200대 등 총 739만여 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판매량보다 2.2% 많아졌지만, 지난해 판매 목표(744만3000대)보단 낮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3위 정도의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더 비싼 프리미엄 차량을 팔아 수익성을 높이는 게 회사의 전체적인 기조”라며 “이와 동시에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차 등 미래 성장동력에 더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판매 목표도 2023년보다 낮게 설정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2023년에 이어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많이 판매한 차량이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일반 내연기관 세단보다 마진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차량 위주여서다. 여기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지난해 13만여 대 팔리며 선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질적인 판매 성적이 좋은 데다 4분기부터 원·달러 환율도 뛰면서 해외 시장 판매가 훨씬 많은 현대차·기아 입장에선 환차익도 생겼을 것”이라며 “지난해 두 회사 모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3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9.3%, 11.6%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