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큰 거 온다"…하이닉스 기지개
SK하이닉스 주가가 3일 6% 이상 급등해 18만원대에 올라섰다.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월가가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낸 영향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도 더해졌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25% 오른 18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 최고층 고대역폭메모리(HBM)인 ‘16단 HBM3E’ 개발을 공식화한 지난해 11월 4일(6.48%) 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상승으로 8거래일 만에 18만원을 회복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16.51%), 테크윙(10.76%), 한미반도체(7.12%), 디아이(6.15%) 등 SK하이닉스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관련주도 모두 뛰었다.

오는 7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앞두고 엔비디아를 향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날 “엔비디아는 업종 내 최고의 선택”이라며 “CES가 엔비디아의 성장 잠재력을 부각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날 엔비디아는 2.99% 오른 138.31달러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실적도 기대 요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6179억원, 영업이익 8조400억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HBM의 D램 내 매출 비중은 40%를 웃돌 것”이라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납품 대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못해 올해도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우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께 ‘반도체 투톱’을 이루는 삼성전자는 이날 1.87% 올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다. HBM 시장 진입 지연과 작년 4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을 근거로 새해 들어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 세 곳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