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연초부터 희망퇴직을 신청받기 시작했다. 몸집을 줄여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일부 은행은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30대까지 끌어내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일제히 희망퇴직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퇴직금 규모는 줄었지만 퇴직 신청자가 예년보다 늘어난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오는 6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15년 넘게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연령에 따라 최대 24~31개월 치 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받는다. 1969~1972년생은 특별퇴직금 외에 자녀 학자금, 의료비, 전직 지원금 등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1969년생에게는 평균 임금 19개월분, 1970년생부터는 평균 임금 31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자녀 대학교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비 등 추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968년생에게는 24개월분 임금이 지급됐지만 올해는 퇴직금이 소폭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로 희망퇴직자 541명이 회사를 떠났다. 작년(234명)보다 퇴직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이번 퇴직자 중에는 30대 직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퇴직 신청 대상자를 1986년생(38세)까지 확대한 바 있다. 특별퇴직금은 출생 연도에 따라 7∼31개월 치 임금이 지급됐다. 국민은행도 희망퇴직 대상자를 지난해 만 52세에서 올해 51세로 소폭 낮췄다. 농협은행은 작년 11월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퇴직자는 총 392명으로 전년(372명) 대비 20명 증가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모두 1987명이었다. 국민은행이 67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협은행(391명) 우리은행(363명) 하나은행(325명) 신한은행(234명)이 뒤를 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비용 인력 구조 개선과 조직 슬림화를 위해 매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