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계 빅샷들이 꼽은 올해 키워드는 '관세·AI·인플레이션'
‘2025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가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다. 5일까지 열리는 이번 학회에서 떠오른 경제학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인공지능(AI)이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와 이에 따른 Fed의 통화정책을 두고 경제학자들의 격렬한 토론이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도입할 고율 관세의 충격도 논의된다. AI가 경제에 가져올 혁신 등도 눈에 띄는 세션 주제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최대 ‘빅샷’은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다. 그는 4일 열리는 ‘인플레이션과 거시경제’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Fed의 통화정책을 분석한다.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해 영국은행(BOE)에 제출한 경제 리뷰에서 Fed가 경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 경제계 빅샷들이 꼽은 올해 키워드는 '관세·AI·인플레이션'
버냉키에 대항한 세션도 마련됐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가 ‘통화 정책’이라는 세션을 통해 Fed의 정책 논리와 이에 따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세션에는 ‘테일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참여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이 미칠 영향도 논의된다. 3일 열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세션이 대표적이다. 이날 진행자로 참여한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전 국가경제자문위원장)는 지난해 10월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기업들의 혁신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 혁신보다 로비를 통해 관세를 깎는 데 더 혈안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트랑 호앙 Fed 이코노미스트 등은 사전 제출한 논문을 통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인 2018~2019년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양국 모두가 상당한 경제적 후생 손실이 발생했다며 중국의 피해가 더 컸다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미·중 간 경제 규모의 비대칭성과 교역 조건의 변화로 중국의 손실은 심화한 데 비해 미국의 손실은 일부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도 이번 미국경제학회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누가 돌보는가. 돌봄, 돌봄 노동, 그리고 가족 휴가 정책’이라는 세션에서 여성 노동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들려줄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