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우라늄 생산 급발진, '서방 핵 연료 공급원' [원자재 이슈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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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카자흐에 우라늄 의존하던 서방국 한숨 돌려
우라늄도 중국·러시아와 공급망 단절 진행중
우라늄도 중국·러시아와 공급망 단절 진행중
캐나다가 우라늄 생산 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저탄소 발전원으로 원자력 발전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방국들 사이에선 현재 우라늄 최대 생산국인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에 공급을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세계 31개국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세 배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우라늄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2008년까지 최대 우라늄 생산국이었지만, 2010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서방 원자력 산업 침체로 광산이 잇따라 구조조정됐다. 그동안 카자흐스탄 국영 기업 카자톰프롬은 세계 1위 우라늄 생산 기업으로 떠올랐다. 카자흐스탄은 글로벌 우라늄 생산량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캐나다는 10%대의 점유율로 2위로 내려앉았다.
캐나다 우라늄 생산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캐나다의 2023년 생산량은 전년 7380t에서 58%나 급증한 1만1657만t을 기록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2035년 생산량은 현재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젠은 서스캐처원주 북부 아타바스카 분지에 개발 중인 룩1(Rook1) 광산이 향후 5년 내에 카자흐스탄 생산량을 넘어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넥스젠은 이 광산에 16억달러를 투입해 향후 1년에 1만3608t 이상의 우라늄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재 글로벌 생산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리 커리어 넥스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최종 허가 단계에 있어 이르면 2025년 중반에 착공할 수 있다"며 "우라늄을 사려는 미국 전력 회사들이 줄을 섰다"고 전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를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으로 등극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
데니슨의 휠러 리버(Wheeler River) 프로젝트, 팔라딘에너지의 패터슨레이크(Patterson Lake) 프로젝트 광산 등 역시 총 연간 최대 8165t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나단 윌킨슨 캐나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FT에 "국내 우라늄 산업에 대한 투자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탐사 및 매장량 평가에 대한 지출이 2022년에는 90% 증가한 2억 3200만 캐나다 달러(미화 1억6000만달러)에 달했고, 지난해 또 26% 증가해 3억 캐나다 달러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FT에 밝혔다. 그는 "캐나다는 매년 우라늄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해 글로벌 시장의 리더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는 기존 우라늄 광산이 있는 캐나다와 달리 신규 인허가를 얻느라 진척이 느리다. 환경 및 원주민 권리 등이 인허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카자흐스탄 국영 카자톰프롬은 2023년 채굴에 사용되는 황산 부족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이 약 5.13% 감소했다. 지난해 집계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올해 생산 목표치도 기존에 비해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일엔 캐나다 카메코가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40%의 지분을 투자해 카자톰프롬과 함께 설립한 인카이(inkai)가 인허가 문제로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우라늄 사업장인 인카이의 올해 생산량은 총 4218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자톰프롬은 "올해 회사 목표치인 6500만~6890만t의 산화우라늄(U3O8)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2023년 총 2만1112t의 우라늄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의 40%가량을 점유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서방의 자본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 우라늄의 최대 고객 중국의 투자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엔 중국 국영 우라늄공사의 자회사가 카자톰프롬과 러시아 로사톰이 공동 개발한 자레크노예 광산 지분(49.9%)을 로사톰으로부터 매입하기도 했다.
우라늄 정광 뿐 아니라 러시아가 40% 이상을 점유한 우라늄 농축 공정도 서방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프랑스의 오라노는 17억유로를 투입해 새로운 우라늄 농축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28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이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작년 10월 자국 기업을 포함한 서방 기업들과 소형모듈원전(SMR)에 쓰이는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계약을 맺었고, 기존 원전용 핵연료 조달 계약도 최근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주된 계약 기간은 10년, 규모는 27억달러에 달한다.
향후엔 원전 27기를 건설 중인 중국이 자연스럽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라늄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에 러시아에서 우라늄을 수입하던 서방국들은 캐나다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트 이삭 카메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FT에 "세계 우라늄 시장은 전례없는 분열과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캐나다는 2008년까지 최대 우라늄 생산국이었지만, 2010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서방 원자력 산업 침체로 광산이 잇따라 구조조정됐다. 그동안 카자흐스탄 국영 기업 카자톰프롬은 세계 1위 우라늄 생산 기업으로 떠올랐다. 카자흐스탄은 글로벌 우라늄 생산량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캐나다는 10%대의 점유율로 2위로 내려앉았다.
급속 팽창하는 캐나다 우라늄 채굴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캐나다 최대 우라늄 기업 카메코(Cameco)는 2024년 캐나다 우라늄 산업 중심지 북부 서스캐처원주(州)의 두 광산에서 2024년 우라늄 생산량(U3O8 기준)이 33.5%가량 증가해 1만6783톤(t)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카메코는 서스캐처원주 맥아더 리버(McArthur River) 광산 생산량을 3분의 1 이상 확대해 연간 1만1340t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에 따르면 같은 지역에서 이 회사뿐만 아니라 데니슨마인스(Denison Mines), 오라노캐나다(Orano Canada), 팔라딘에너지(Paladin Energy), 넥스젠에너지(NexGen Energy) 등이 광산 개발·확장을 추진하고 있다.캐나다 우라늄 생산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캐나다의 2023년 생산량은 전년 7380t에서 58%나 급증한 1만1657만t을 기록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2035년 생산량은 현재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젠은 서스캐처원주 북부 아타바스카 분지에 개발 중인 룩1(Rook1) 광산이 향후 5년 내에 카자흐스탄 생산량을 넘어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넥스젠은 이 광산에 16억달러를 투입해 향후 1년에 1만3608t 이상의 우라늄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재 글로벌 생산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리 커리어 넥스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최종 허가 단계에 있어 이르면 2025년 중반에 착공할 수 있다"며 "우라늄을 사려는 미국 전력 회사들이 줄을 섰다"고 전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를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으로 등극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
데니슨의 휠러 리버(Wheeler River) 프로젝트, 팔라딘에너지의 패터슨레이크(Patterson Lake) 프로젝트 광산 등 역시 총 연간 최대 8165t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달리는 캐나다와 고전하는 카자흐스탄
캐나다 광산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투자금이 쏠리고 있어서다. 우라늄 가격은 지난 5년 사이 200% 이상 급등해 지난해 1월 파운드당 100달러를 넘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파운드당 73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지난 10년간 연평균 50달러 미만이었던 수준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조나단 윌킨슨 캐나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FT에 "국내 우라늄 산업에 대한 투자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탐사 및 매장량 평가에 대한 지출이 2022년에는 90% 증가한 2억 3200만 캐나다 달러(미화 1억6000만달러)에 달했고, 지난해 또 26% 증가해 3억 캐나다 달러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FT에 밝혔다. 그는 "캐나다는 매년 우라늄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해 글로벌 시장의 리더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는 기존 우라늄 광산이 있는 캐나다와 달리 신규 인허가를 얻느라 진척이 느리다. 환경 및 원주민 권리 등이 인허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카자흐스탄 국영 카자톰프롬은 2023년 채굴에 사용되는 황산 부족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이 약 5.13% 감소했다. 지난해 집계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올해 생산 목표치도 기존에 비해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일엔 캐나다 카메코가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40%의 지분을 투자해 카자톰프롬과 함께 설립한 인카이(inkai)가 인허가 문제로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우라늄 사업장인 인카이의 올해 생산량은 총 4218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자톰프롬은 "올해 회사 목표치인 6500만~6890만t의 산화우라늄(U3O8)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2023년 총 2만1112t의 우라늄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의 40%가량을 점유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서방의 자본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 우라늄의 최대 고객 중국의 투자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엔 중국 국영 우라늄공사의 자회사가 카자톰프롬과 러시아 로사톰이 공동 개발한 자레크노예 광산 지분(49.9%)을 로사톰으로부터 매입하기도 했다.
핵연료 시장, 서방 vs 중국·러시아 진영 갈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은 서방 국가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은 작년 8월 에너지 안보상의 이유로 2027년까지만 조건부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허용하고 이후엔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 역시 지난달 우라늄 대미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승인하겠다고 밝혔다.우라늄 정광 뿐 아니라 러시아가 40% 이상을 점유한 우라늄 농축 공정도 서방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프랑스의 오라노는 17억유로를 투입해 새로운 우라늄 농축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28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이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작년 10월 자국 기업을 포함한 서방 기업들과 소형모듈원전(SMR)에 쓰이는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계약을 맺었고, 기존 원전용 핵연료 조달 계약도 최근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주된 계약 기간은 10년, 규모는 27억달러에 달한다.
향후엔 원전 27기를 건설 중인 중국이 자연스럽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라늄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에 러시아에서 우라늄을 수입하던 서방국들은 캐나다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트 이삭 카메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FT에 "세계 우라늄 시장은 전례없는 분열과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