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320% 이상 폭등했는데…"더 오른다" 전망 나온 종목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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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년 간 320%에 달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독일 지멘스 에너지의 상승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풍력 터빈을 제조하는 자회사 가메사의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장기 전망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주력 사업부인 가스 터빈과 전력망 기술 부문은 인공지능(AI) 열풍에 의한 전력 수요 급증 호재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분할 상장된 미국 경쟁사 GE베르노바의 주가 상승세를 토대로 지멘스 에너지의 재평가가 더욱 긍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멘스 에너지 주가는 4개월 만에 70%나 급락해 2023년 10월 6유로 선까지 떨어졌다. 베렌베르크의 필립 불러 애널리스트는 "당시 지멘스 에너지가 가메사를 1달러에라도 팔았더라면 지멘스 에너지의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 가량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가메사로 인해 지멘스 에너지가 받고 있는 부담이 제거되면 투자자들이 지멘스 에너지의 가스 터빈 등 핵심 사업부의 강점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엔 가메사 이슈가 처음부터 과장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르비스 글로벌 밸런스드 펀드의 알렉 커틀러 매니저는 CNBC에 "가메사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해도 세계 최대의 가스터빈 제조업체 중 하나인 지멘스 에너지의 가치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지멘스 에너지 주가가 공정 가치 이하로 하락했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지분을 더욱 늘렸다"고 말했다.
새로 건설 중인 지멘스 에너지의 미국 공장은 생산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이미 향후 2년간의 제조 용량이 완판됐다. 도이치뱅크의 유럽 자본재 연구 책임자인 가엘 드 브레이는 "전력망 사업부는 올해 지멘스 에너지의 4개 사업 부문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된 전력망 용량 수요 증가가 향후 12개월 동안 지멘스 에너지의 주가를 현재 수준에서 추가로 15%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지멘스 에너지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주요 요인은 GE베르노바라는 분석도 있다. CNBC는 "GE베르노바가 모기업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분사돼 작년 3월 뉴욕증시에 상장되기 전까지는 모든 지멘스 에너지 자회사들과 직접 경쟁하는 단일 회사는 없었다"며 GE베르노바의 성공이 지멘스 에너지 주가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GE베르노바는 상장 이후 1년 간 주가가 170% 이상 올랐다.
투자사 안테로 피크 그룹의 크리스 스미스 매니저는 "지멘스 에너지가 GE베르노바에 비해 최소 50% 저평가됐다"며 "만약 GE베르노바가 향후 전력망 기술과 터빈 수요 증가로 인해 예측되는 수익성을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 지멘스 에너지도 유사한 시장 조건과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비슷한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테로 피크 그룹은 두 회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주력 사업부인 가스 터빈과 전력망 기술 부문은 인공지능(AI) 열풍에 의한 전력 수요 급증 호재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분할 상장된 미국 경쟁사 GE베르노바의 주가 상승세를 토대로 지멘스 에너지의 재평가가 더욱 긍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풍력 자회사 가메사 딛고 날아오른다"
독일 증시에서 지멘스 에너지는 8일(현지시간) 기준 1년 사이에 34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 기준 종가는 53.7유로로 장을 마감했다. 2020년 지멘스에서 분사 후 상장된 지멘스 에너지의 주가는 2023년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당시 저금리 시대에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는 성장 전략을 채택했지만, 2022년 인플레이션이라는 큰 벽에 부딪혔다. 풍력 터빈, 전력망 장비 등을 제공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에너지 업계 관행에 따라 장기 계약을 맺어 판매 가격을 고정해둔 탓에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여기에 가메사를 인수한 지 1년여 만인 2023년 6월 가메사의 풍력 터빈 부품 고장률이 급증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가메사의 기업 가치는 '마이너스 120억 유로'로 평가됐고, 이는 지멘스 에너지의 전체 가치 평가를 끌어내리는 결과를 낳았다.지멘스 에너지 주가는 4개월 만에 70%나 급락해 2023년 10월 6유로 선까지 떨어졌다. 베렌베르크의 필립 불러 애널리스트는 "당시 지멘스 에너지가 가메사를 1달러에라도 팔았더라면 지멘스 에너지의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 가량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가메사로 인해 지멘스 에너지가 받고 있는 부담이 제거되면 투자자들이 지멘스 에너지의 가스 터빈 등 핵심 사업부의 강점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엔 가메사 이슈가 처음부터 과장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르비스 글로벌 밸런스드 펀드의 알렉 커틀러 매니저는 CNBC에 "가메사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해도 세계 최대의 가스터빈 제조업체 중 하나인 지멘스 에너지의 가치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지멘스 에너지 주가가 공정 가치 이하로 하락했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지분을 더욱 늘렸다"고 말했다.
AI發 전기 열풍에 "전력망 사업부는 주요 수익원 될 것"
가메사 문제가 지멘스 에너지의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풍력 터빈 유지보수와 문제 해결 작업이 완료되면 가메사의 장기적인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서다. 현재의 위기 대응이 미래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불러 애널리스트는 자회사인 가메사의 위기를 발판 삼아 지멘스 에너지 주가가 70유로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멘사 문제와 별개로 같은 기간 가스 터빈과 전력망(스위칭 장비 및 변압기) 등 지멘스 에너지의 주력 사업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특히 전력망 기술 사업부는 AI 데이터센터 열풍에 의한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망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지멘스 에너지 전력망 사업부의 수주잔고는 330억 유로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수급 경쟁이 너무 심해서 일부 고객사는 고출력 변압기를 2030년에라도 납품받을 수 있도록 벌써 예약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새로 건설 중인 지멘스 에너지의 미국 공장은 생산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이미 향후 2년간의 제조 용량이 완판됐다. 도이치뱅크의 유럽 자본재 연구 책임자인 가엘 드 브레이는 "전력망 사업부는 올해 지멘스 에너지의 4개 사업 부문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된 전력망 용량 수요 증가가 향후 12개월 동안 지멘스 에너지의 주가를 현재 수준에서 추가로 15%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지멘스 에너지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주요 요인은 GE베르노바라는 분석도 있다. CNBC는 "GE베르노바가 모기업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분사돼 작년 3월 뉴욕증시에 상장되기 전까지는 모든 지멘스 에너지 자회사들과 직접 경쟁하는 단일 회사는 없었다"며 GE베르노바의 성공이 지멘스 에너지 주가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GE베르노바는 상장 이후 1년 간 주가가 170% 이상 올랐다.
투자사 안테로 피크 그룹의 크리스 스미스 매니저는 "지멘스 에너지가 GE베르노바에 비해 최소 50% 저평가됐다"며 "만약 GE베르노바가 향후 전력망 기술과 터빈 수요 증가로 인해 예측되는 수익성을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 지멘스 에너지도 유사한 시장 조건과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비슷한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테로 피크 그룹은 두 회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