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새해 첫 일요일인 5일부터 ‘휴일 없는 배송’에 들어갔다. 수도권·강원지역에 내린 폭설에도 전국(읍·면 제외)에 택배 발송을 위한 물류 작업이 진행됐다. 택배 1위 사업자 CJ대한통운이 본격적인 주 7일 배송에 뛰어들면서 그동안 자체 물류망을 갖춘 쿠팡이 초강세를 보인 휴일배송 경쟁이 e커머스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주7일 영업…휴일 배송 확산

‘휴일 배송’ e커머스 전반 확산

CJ대한통운은 이날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일요일·공휴일을 포함해 연간 약 70일은 택배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매일 택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시행 초기라 아직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홈쇼핑·식품업계에서 수요가 큰 만큼 점차 배송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업계의 호응이 크다. 물류 인프라 구축에 약 10조원을 쏟아부은 쿠팡처럼 대규모 투자 여력이 없는 e커머스업체도 CJ대한통운을 통해 휴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e커머스인 G마켓과 옥션도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이날부터 도착보장 서비스인 ‘스타배송’을 일요일에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주말 취급이 어렵던 신선식품 배송도 가능해졌다.

주 7일 배송은 CJ대한통운의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물류 설비를 휴일 없이 가동해 처리 물량을 늘리면 운영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존 주 6일제에서는 주말 동안 쌓인 물량이 월요일에 한꺼번에 출고돼 화요일에 배송이 몰리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휴일 배송을 도입해 매일 설비를 돌리면 이 같은 병목 현상이 완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으로 40%대 중반까지 떨어진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장 점유율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G닷컴·알리 손잡고 쿠팡 견제

CJ대한통운이 1993년 택배업 진출 32년 만에 주 7일 배송을 도입한 배경엔 쿠팡의 약진이 있다. 쿠팡은 직매입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로켓배송’을 2014년 선보이며 1위 e커머스로 올라섰다. 쿠팡이 판매뿐 아니라 직접 배송까지 한다는 건 택배업체엔 위협 요인이다.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의 일감이 줄어드는 구조다.

CJ대한통운이 쿠팡과 경쟁 관계인 e커머스 플랫폼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반(反)쿠팡 연대’ 구축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CJ대한통운은 e커머스 2위인 네이버쇼핑의 최대 물류 파트너로 ‘지금배송’ ‘오늘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6월 CJ그룹과 신세계그룹 간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라 G마켓과 SSG닷컴 배송도 전담한다. SSG닷컴 물류센터 운영권도 CJ대한통운에 이관될 예정이다. 중국 e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의 약 80%도 CJ대한통운이 소화하고 있다.

물류업계에선 쿠팡과 CJ대한통운 간 물류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쿠팡 택배사업의 대부분은 직매입 상품의 로켓배송이 차지한다. 외부 고객사 물량이 대부분인 CJ대한통운의 택배사업과 100% 직접적인 경쟁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쿠팡이 오픈마켓 판매자 상품을 보관·포장·배송해주는 풀필먼트(로켓그로스) 사업과 별도로 판매자 상품을 단순 배송만 하는 서비스를 검토하는 만큼 두 회사 간 고객사 확보 경쟁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