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당첨 때 수억원의 차익을 얻는 이른바 ‘로또 청약’ 단지가 새해에도 청약 시장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권에선 방배, 반포, 잠실 등에서 이런 분양가 상한제 단지가 잇따라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노른자위 입지’에 있는 아세아아파트 재건축도 연내 일반 분양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확실한 차익이 예상되는 ‘안전 마진’ 단지로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시세 차익 7억원”…로또 단지 잇따라

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선 8개 단지 7386가구가 공급된다. 새해 첫 출사표를 던지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다. 주택 공급가를 제한하는 분양가 상한제는 공공택지 내 아파트에 모두 적용되고, 민간택지는 강남 3구와 용산구만 해당한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지하 4층~지상 22층, 16개 동, 1097가구(전용면적 59~120㎡)로 이뤄진다. 이 중 48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통 부촌인 방배본동과 방배동 카페 골목이 가깝다. 학원가 등이 몰린 반포동도 인접해 있다. 서울지하철 4·7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공급한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와 더불어 방배동 일대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업계에선 래미안 원페를라 일반 분양가가 3.3㎡당 평균 6500만~6600만원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본다. 전용면적 84㎡ 기준 21억~22억원대로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23억~29억원대)보다 최대 7억원가량 저렴하다. 2021년 입주한 ‘방배그랑자이’ 전용 84㎡는 작년 10월 29억3000만원에, 2018년 준공된 ‘방배아트자이’ 동일 평형은 지난달 2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8월 공급한 ‘디에이치 방배’ 분양가는 3.3㎡당 평균 6496만원이었다. 당시 일반분양분 650가구 모집에 5만868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90.28 대 1에 달했다.

아직 분양계획이 잡히진 않았지만 ‘방배 포레스트자이’(방배13구역·2177가구), ‘방배 르엘’(방배14구역·487가구) 등도 연내 공급될 것이란 관측이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상반기 물량이 가장 많은 단지는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이다. 최고 35층, 13개 동, 1910가구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241가구로 잡혀 있다.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8호선 몽촌토성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엔 작년 공급된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있다. 당시 평균 분양가가 3.3㎡당 5409만원인 만큼 이 단지 역시 5000만원대 중후반에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1~2년 내 잔금, 현금 충분해야”

서초구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서초구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최고가 행진을 이끄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서도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래미안 트리니원’(반포1단지 3주구)이 대표적이다. 최고 35층, 17개 동, 총 2091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이 중 50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주로 소형 주택형이 일반 분양으로 많이 나온 다른 단지와 달리 전용 59·84㎡ 등 선호도 높은 주택형이 대거 나온다.

아직 일정이 잡히진 않았지만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 1단지 1·2·4주구)도 연내 일반 공급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총 5007가구에 이르는 한강 변 대단지다.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 원베일리’ 등 기존 한강 변 단지를 뛰어넘는 최고가를 기록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용산 한강로3가 ‘아세아아파트’도 연내 일반 분양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최고 36층, 총 997가구(일반분양 847가구)로 탈바꿈한다.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가까운 도심 노른자위 입지다.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워낙 청약경쟁률이 높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그림의 떡’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금을 확보한 수요자라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이미 착공한 단지가 적지 않아 1~2년 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물량은 미계약분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