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자 환율이 내려갈 때 돈을 버는 투자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락폭을 두고 이견은 있지만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지난달 2일 1401원30전에서 30일 1472원50전으로 지난해 12월에만 70원 넘게 급등했다. 이달 2일엔 1466원60전으로 소폭 내렸지만 탄핵 정국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성향 때문에 올 1분기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인 현재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엔 다소 진정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원화 약세를 유발한 요인 중 하나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하반기엔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낙원 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올 1분기 말께 탄핵 결정을 계기로 환율이 하락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 평균값을 1400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해외 주식 등 달러 표시 외화 자산의 원화 환산 수익률은 낮아진다. 이에 연내 외화 자산을 현금화할 예정인 투자자들은 환율에 따른 수익률 변동을 없애주는 ‘환헤지’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환헤지에 나서면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회피하는 것을 넘어 환율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투자법으로는 달러 가치를 역(逆)으로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하는 방법이 있다. 달러를 역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에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키움자산운용의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등이 있다. 다만 이 같은 외환 관련 ETF는 매매차익의 15.4%가 배당소득세로 부과되고, 연간 매매차익이 다른 이자·배당소득과 함께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