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좋아 고등학교도 안 갔어요" 16세 영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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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홈스쿨링 택한 염다연
예고 입시 대신 발레 학원
콩쿠르 휩쓸고 최연소 주역 맡아
예고 입시 대신 발레 학원
콩쿠르 휩쓸고 최연소 주역 맡아
2008년 12월생 염다연은 발레 팬들의 SNS 알고리즘에 자주 등장한다. 중학생 때부터 발레 영재로 정몽구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고, 각종 갈라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염다연은 지난해 12월 6~8일 경기 하남문화예술대극장에서 열린 와이즈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에서 주인공 ‘마리’ 역할을 맡아 2회차에 걸쳐 전막을 이끌었다. 최연소 객원 주역 캐스팅으로 성인 무용수들 틈에서 안정적인 주역으로 활약한 그는 대체 누굴까. 최근 서울 서촌의 발레웨스트 연습실에서 만났다 .
염다연은 2023년부터 한국무용교사협회 전국무용콩쿠르(대상),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금상),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은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화려한 이력과 달리 소속된 학교는 없다. 예술중·고교 진학으로 이어지는 예술 영재들의 시류를 따르지 않고 이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예고는 아무래도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요. 하루빨리 프로무용수가 되고 싶어서 과감히 홈스쿨링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곳도 입시 전문 발레 스튜디오가 아니라 일반인 대상 취미 발레 학원 ‘발레웨스트’다. 이곳의 염지훈 원장은 유니버설발레단·뉴질랜드국립발레단 무용수 출신으로 염다연의 아버지이자 스승이다. 딸이라고 특별 대우는 없다. 다른 수강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듣고 혹독한 피드백을 받는다. 염다연은 “늘 하던 대로 연습하다 대회에 나가면 자기 객관화가 잘 된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발레 연습실에서 놀았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자연스레 발레를 접했다. 무용수의 길을 걷기로 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아버지는 무용수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계신 분이에요. 항상 ‘네가 싫다면 하지 말아라,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고 하셨어요. 신기하게도 발레가 싫었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발레는 좋았지만 천부적 신체 조건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145㎝에 불과했고 팔과 다리가 긴 체형도 아니었기에 발레를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기적처럼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20㎝ 자랐다. 비율도 발레에 적합하게 변했다.
“발레를 계속하라고 하늘이 도운 것 같아요(웃음).”
마리아넬라 누네즈(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존경한다는 그는 스무 살이 되기 전 로열발레단에 입단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정했다.
“누네즈의 춤과 연기를 보면 정말 그 캐릭터에 푹 빠져서 진심을 다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입단해서 그분에게 배우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린 나이여서 감정 경험의 폭이 작은 게 유일한 단점이다. 평소 아버지와 작품에 대해 많이 대화하며 캐릭터를 분석하고, 동작을 마음에 심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발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감동을 주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발레에 끌렸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발레를 통해 진심을 전하는 예술가가 되는 게 장래 희망입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염다연은 지난해 12월 6~8일 경기 하남문화예술대극장에서 열린 와이즈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에서 주인공 ‘마리’ 역할을 맡아 2회차에 걸쳐 전막을 이끌었다. 최연소 객원 주역 캐스팅으로 성인 무용수들 틈에서 안정적인 주역으로 활약한 그는 대체 누굴까. 최근 서울 서촌의 발레웨스트 연습실에서 만났다 .
염다연은 2023년부터 한국무용교사협회 전국무용콩쿠르(대상),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금상),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은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화려한 이력과 달리 소속된 학교는 없다. 예술중·고교 진학으로 이어지는 예술 영재들의 시류를 따르지 않고 이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예고는 아무래도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요. 하루빨리 프로무용수가 되고 싶어서 과감히 홈스쿨링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곳도 입시 전문 발레 스튜디오가 아니라 일반인 대상 취미 발레 학원 ‘발레웨스트’다. 이곳의 염지훈 원장은 유니버설발레단·뉴질랜드국립발레단 무용수 출신으로 염다연의 아버지이자 스승이다. 딸이라고 특별 대우는 없다. 다른 수강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듣고 혹독한 피드백을 받는다. 염다연은 “늘 하던 대로 연습하다 대회에 나가면 자기 객관화가 잘 된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발레 연습실에서 놀았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자연스레 발레를 접했다. 무용수의 길을 걷기로 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아버지는 무용수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계신 분이에요. 항상 ‘네가 싫다면 하지 말아라,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고 하셨어요. 신기하게도 발레가 싫었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발레는 좋았지만 천부적 신체 조건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145㎝에 불과했고 팔과 다리가 긴 체형도 아니었기에 발레를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기적처럼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20㎝ 자랐다. 비율도 발레에 적합하게 변했다.
“발레를 계속하라고 하늘이 도운 것 같아요(웃음).”
마리아넬라 누네즈(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존경한다는 그는 스무 살이 되기 전 로열발레단에 입단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정했다.
“누네즈의 춤과 연기를 보면 정말 그 캐릭터에 푹 빠져서 진심을 다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입단해서 그분에게 배우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린 나이여서 감정 경험의 폭이 작은 게 유일한 단점이다. 평소 아버지와 작품에 대해 많이 대화하며 캐릭터를 분석하고, 동작을 마음에 심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발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감동을 주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발레에 끌렸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발레를 통해 진심을 전하는 예술가가 되는 게 장래 희망입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