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새 7500㎞ 달린 서울 로보택시…"내비 안내 따라 차선 자율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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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운송 건수 1629건 달해
SWM 개발 슈퍼 컴퓨팅 시스템
데이터에 AI 학습시켜 성능↑
美는 22개주서 상업 운행
中은 24시간 무인 택시 운영
"정부, 제도 완화로 기업 지원을"
SWM 개발 슈퍼 컴퓨팅 시스템
데이터에 AI 학습시켜 성능↑
美는 22개주서 상업 운행
中은 24시간 무인 택시 운영
"정부, 제도 완화로 기업 지원을"
운행 거리 7500㎞, 운송 건수 1629건.
국내 첫 심야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가 지난 3개월 동안 거둔 성과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로보택시는 지난해 9월 26일부터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로 꼽히는 서울 강남·서초 도심 일대 시범 구역(현재 11.7㎢)을 돌고 있다.
얼마 전 이 로보택시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SWM 관계자와 함께 탑승할 기회를 얻었다. 호출은 일반 택시처럼 카카오T 앱으로 부르면 된다. 목적지에 대치동 학원가를 입력했다. 탑승한 곳은 3호선 학여울역 인근 쌍용아파트. 일반 택시로 6400원이 나오는 거리다. 택시 선택 항목에 ‘서울 자율차’를 찍자 시범 운행 기간이라 예상 비용이 ‘0원’으로 떴다. 휴대폰 화면엔 ‘최대 3명까지 탑승 가능, 운행 후엔 출발·도착지 변경 불가’란 안내문이 나왔다.
탑승 차량은 코란도 e모션이었다. ‘서울 자율주행차’란 큼지막한 글귀가 한눈에 들어왔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아닌 만큼 운전석엔 사람이 앉아 있었다. “자율주행 모드를 시작합니다”란 운전자의 말이 떨어지자 운전대가 스스로 움직였다. 차량 곳곳에 부착된 10개 카메라와 8개 라이더는 주변 차량은 물론 인도를 걷는 사람도 실시간 인식했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차선을 자유자재로 바꿨고, 다른 차가 끼어들자 속도를 줄였다.
핵심은 SWM이 개발한 슈퍼 컴퓨팅 시스템 AP-500이다. 주변 자동차와 사람 등 200개가 넘는 사물을 동시에 인식할 뿐 아니라 이들이 움직일 방향도 예측한다. 이 시스템이 자율주행의 두뇌로 불리는 이유다. 김기혁 SWM 대표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쌓은 480테라바이트(TB) 규모의 운행 데이터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는 식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인 택시가 실제 운행되는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술력도 떨어지고 인프라도 잘 갖춰지지 않아서다. 무인 택시가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가자 수동 운전으로 전환된 게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선 어린이보호구역과 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선 자율주행을 할 수 없다.
충분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 시범 구역이 11.7㎢에 불과한 데다 운행 차량도 3대뿐이어서다. 미국은 22개 주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 및 상업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 우한시는 24시간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로보택시를 상용화한 구글 웨이모, 바이두 아폴로 등을 따라잡으려면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정부의 제도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국내 첫 심야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가 지난 3개월 동안 거둔 성과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로보택시는 지난해 9월 26일부터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로 꼽히는 서울 강남·서초 도심 일대 시범 구역(현재 11.7㎢)을 돌고 있다.
얼마 전 이 로보택시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SWM 관계자와 함께 탑승할 기회를 얻었다. 호출은 일반 택시처럼 카카오T 앱으로 부르면 된다. 목적지에 대치동 학원가를 입력했다. 탑승한 곳은 3호선 학여울역 인근 쌍용아파트. 일반 택시로 6400원이 나오는 거리다. 택시 선택 항목에 ‘서울 자율차’를 찍자 시범 운행 기간이라 예상 비용이 ‘0원’으로 떴다. 휴대폰 화면엔 ‘최대 3명까지 탑승 가능, 운행 후엔 출발·도착지 변경 불가’란 안내문이 나왔다.
탑승 차량은 코란도 e모션이었다. ‘서울 자율주행차’란 큼지막한 글귀가 한눈에 들어왔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아닌 만큼 운전석엔 사람이 앉아 있었다. “자율주행 모드를 시작합니다”란 운전자의 말이 떨어지자 운전대가 스스로 움직였다. 차량 곳곳에 부착된 10개 카메라와 8개 라이더는 주변 차량은 물론 인도를 걷는 사람도 실시간 인식했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차선을 자유자재로 바꿨고, 다른 차가 끼어들자 속도를 줄였다.
핵심은 SWM이 개발한 슈퍼 컴퓨팅 시스템 AP-500이다. 주변 자동차와 사람 등 200개가 넘는 사물을 동시에 인식할 뿐 아니라 이들이 움직일 방향도 예측한다. 이 시스템이 자율주행의 두뇌로 불리는 이유다. 김기혁 SWM 대표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쌓은 480테라바이트(TB) 규모의 운행 데이터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는 식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인 택시가 실제 운행되는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술력도 떨어지고 인프라도 잘 갖춰지지 않아서다. 무인 택시가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가자 수동 운전으로 전환된 게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선 어린이보호구역과 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선 자율주행을 할 수 없다.
충분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 시범 구역이 11.7㎢에 불과한 데다 운행 차량도 3대뿐이어서다. 미국은 22개 주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 및 상업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 우한시는 24시간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로보택시를 상용화한 구글 웨이모, 바이두 아폴로 등을 따라잡으려면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정부의 제도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