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은 항상 옳다? 오겜2로 질문 던져보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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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시즌2' 황동혁 감독
“다들 사는 게 힘들잖아요. 남녀로, 세대로 갈라쳐 삿대질하며 분노를 분출하죠. 약자끼리 서로 헐뜯는 겁니다. 이런 각자도생의 시대에 성기훈(이정재 분)은 ‘싸워야 할 것은 시스템’이라고 외치는 겁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54·사진)은 최근 공개된 시즌2를 한 마디로 “거대한 풍차에 달려드는 돈키호테처럼 깰 수 없는 권력에 도전하는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황 감독은 “대의민주주의 같은 제도, 다수결의 결정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자본주의가 만든 무한 경쟁에 초점을 뒀다면 두 번째는 인간을 비이성으로 몰아가는 보이지 않는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세계관을 키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주일 만에 4억876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각본부터 연출까지 시리즈를 책임진 황 감독은 “한국에서 나온 비영어 작품을 세계가 기대한다는 사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흥행 여부와는 별개로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강렬한 충격을 준 전작과 달리 날카로움을 잃고 에피소드를 질질 끈다는 혹평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덤덤하게 “무명에서 출발한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기대가 컸던 만큼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며 “받을 만한 합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황 감독은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분명히 살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OX 투표를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고 전투 신을 넣은 게 대표적이다. 그는 “전편이 자본주의 경쟁사회의 폐해를 다뤘다면 시즌2는 망가진 사회를 바꿀 수 있을지 묻는다”며 “투표로 가능한가, 아니면 혁명이라도 해야 하는가, 결국 불가능한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자기 이익을 좇고 피해를 보지 않으려고만 한다”며 “바보 같지만 모두를 위한 이상을 꿈꾸는 그런 인물들의 애처로운 반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앞서 치아가 일곱 개나 빠질 만큼 치열한 창작의 고민을 했다고 밝힌 황 감독은 이날 시리즈 종착점인 시즌3를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해도 좋다”고 밝혔다. 오는 6월 공개되는 시즌3에 대해 황 감독은 “좌절과 죄책감에 사로잡힌 성기훈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을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그만큼 큰 충격이 있다”고 예고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54·사진)은 최근 공개된 시즌2를 한 마디로 “거대한 풍차에 달려드는 돈키호테처럼 깰 수 없는 권력에 도전하는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황 감독은 “대의민주주의 같은 제도, 다수결의 결정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자본주의가 만든 무한 경쟁에 초점을 뒀다면 두 번째는 인간을 비이성으로 몰아가는 보이지 않는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세계관을 키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주일 만에 4억876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각본부터 연출까지 시리즈를 책임진 황 감독은 “한국에서 나온 비영어 작품을 세계가 기대한다는 사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흥행 여부와는 별개로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강렬한 충격을 준 전작과 달리 날카로움을 잃고 에피소드를 질질 끈다는 혹평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덤덤하게 “무명에서 출발한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기대가 컸던 만큼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며 “받을 만한 합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황 감독은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분명히 살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OX 투표를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고 전투 신을 넣은 게 대표적이다. 그는 “전편이 자본주의 경쟁사회의 폐해를 다뤘다면 시즌2는 망가진 사회를 바꿀 수 있을지 묻는다”며 “투표로 가능한가, 아니면 혁명이라도 해야 하는가, 결국 불가능한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자기 이익을 좇고 피해를 보지 않으려고만 한다”며 “바보 같지만 모두를 위한 이상을 꿈꾸는 그런 인물들의 애처로운 반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앞서 치아가 일곱 개나 빠질 만큼 치열한 창작의 고민을 했다고 밝힌 황 감독은 이날 시리즈 종착점인 시즌3를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해도 좋다”고 밝혔다. 오는 6월 공개되는 시즌3에 대해 황 감독은 “좌절과 죄책감에 사로잡힌 성기훈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을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그만큼 큰 충격이 있다”고 예고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