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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돋보였던 지역은 단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다. 학군, 직주근접, 생활·교통 인프라 등 입지 경쟁력에 따라 아파트 시장은 움직인다. 토지 매매 시장은 어떨까. 다소 외곽이라 하더라도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곳은 땅값이 크게 오른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경기 용인 처인구의 땅값 상승률이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러 주택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성남 수정구와 ‘부동산 1번지’인 서울 강남구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지방 중에선 2023년 7월 대구에 편입된 군위군이 땅값 상승률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용인 처인구 1위 ... 지방선 군위 ‘주목’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1~11월 기준 용인 처인구의 지가는 5.275% 올랐다. 연간 상승률로 따져도 전국 1위가 확실시된다는 평가다. ‘반도체 효과’를 바탕으로 향후 수년간 처인구 곳곳에서 공사음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2023년 3월에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728만㎡를 지정한 게 계기가 됐다.산업단지에서 파생되는 기타 개발사업도 적지 않다. 근로자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이동공공주택지구(1만6000가구)를 조성하는 게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규모가 들어서는 만큼 교통 인프라도 확장해야 한다. 서울~세종고속도로, 반도체고속도로, 경강선 연장 등 도로·철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처인구 땅값에 호재로 작용한다.
성남 수정구(4.791%)가 처인구의 뒤를 이어 지가 변동률 2위를 기록 중이다. 원도심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성구역 재개발(3487가구)이 철거 및 착공에 들어갔고, 신흥1구역과 신흥3구역, 태평3구역, 수진1구역 등이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4.77%의 땅값 상승률을 나타내며, 수정구를 바짝 뒤쫓고 있다. 대구 군위군(4.287%)도 4%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구(1.003%)와 경북(1.057%) 등 인근 지역과 비교하면 지가 상승률이 월등히 높다. 2023년 7월 대구에 편입되면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기대감이 커진 데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군위에 건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3.562%), 용산구(3.341%), 성남 분당구(3.046%), 화성(3.045%) 등이 군위의 뒤를 이었다.
제주·거제는 지가 ‘마이너스’
아파트 가격은 경기 변동이나 대출 규제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토지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다만 일부 섬 지역의 경우 지난해 지가가 떨어져 관심을 끈다. 서귀포(-0.565%), 제주(-0.488%), 경남 거제(-0.459%) 등 단 세 곳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때 중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땅값이 크게 오르던 제주는 지난해에 2년 연속 연간 지가가 하락할 전망이다.거제도 2년 연속 하락세를 걷는 셈이다.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이 그동안 장기 불황을 겪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진안(0.167%)과 무주(0.228%), 순창(0.248%), 장수(0.265%) 등 전북의 군 지역들은 땅값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전국 최하위권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2.535%)이 지방(1.014%)보다 땅값이 많이 뛰었다. 대도시(2.257%), 시 지역(1.805%), 군 지역(0.822%) 순서로 지가가 올랐다.
2023년에도 땅값 상승률 상위 지역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인 처인구, 성남 수정구, 대구 군위군, 경북 울릉군, 서울 강남구가 각 1~5위에 랭크됐다. 울릉군은 울릉공항 건설 호재 여파로 지가가 크게 뛰었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