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사흘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스피어’ 전시장 외벽에 한 기업의 광고가 상영되고 있다. ‘다이브 인(Dive In·몰입)’을 주제로 7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160개국에서 4800여 개 기업이 참여한다.  뉴스1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사흘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스피어’ 전시장 외벽에 한 기업의 광고가 상영되고 있다. ‘다이브 인(Dive In·몰입)’을 주제로 7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160개국에서 4800여 개 기업이 참여한다. 뉴스1
자동차 트렁크에서 분리되는 자그마한 ‘플라잉 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냉장고….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5’에 나오는 신제품들이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란 별명답게 세계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IT기업과 자동차 회사들이 총출동해 지난 1년간 갈고닦은 기술들을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160개국 4800개 기업이 참가한 올해 전시회의 핵심 주제로 ‘일상에 들어온 AI’로 꼽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로 참여한 중국기업들이 어떤 신기술로 세상을 놀라게 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① 일상에 들어온 AI

더 세진 레드테크의 공습…첨단 中기업 1339곳 출격
CES2025의 공식 슬로건은 ‘다이브 인’(Dive in)이다. 모든 산업 영역이 AI로 뛰어든다는 의미다. 지난해 CES가 AI 기술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일상 곳곳에서 AI를 구현한 제품들로 대신했다. ‘AI 홈’을 주제로 다양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AI 홈 비전을 소개한다. LG전자도 같은 날 ‘LG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투명 올레드(OLED)를 탑재해 문을 문을 열지 않고도 음식물을 확인할 수 있는 인스타뷰 냉장고를 처음 공개한다. ‘집사’ 역할을 하는 휴머노이드도 대거 출품된다.

② 모빌리티의 진화

“올해 CES의 첫 글자 C는 Consumer(소비자)가 아니라 Car(자동차)”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모빌리티는 관심사다. 세계 1위 자동차메이커인 일본 도요타가 5년 만에 CES에 복귀한 여파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수소연료전지, AI, 자율주행차 등으로 이뤄진 미래형 스마트 도시인 ‘우븐 시티’를 주제로 연설한다.

BMW 폭스바겐 혼다 등 전통 자동차회사는 물론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도 참전한다. 소니와 혼다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새해 출시를 앞둔 전기차 브랜드 ‘아필라’를 소개한다.

③ AI반도체 총출동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AI 반도체 슈퍼스타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CES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황 CEO는 6일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진척 상황 등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리사 수 AMD CEO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데온’ 신제품을 공개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대표 AI 메모리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④ 레드테크 공습

중국기업의 공세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올해 CES에 참가하는 중국 기업은 1339곳으로 미국(1509곳)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지난해보다 235곳이나 더 늘었다. 전체 참가 기업 4800여곳 중 30%가 중국인 셈이다.

센트럴홀 한가운데에 전시장을 마련한 하이센스는 ‘AI 유어 라이프’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LG전자가 강조하고 있는 ‘AI홈’을 겨냥한 셈이다. TCL은 전문가용 모니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태블릿 기기, 스마트폰, 증강현실(AR) 안경 등에 활용되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 에어로 HT는 2026년 양산 예정인 플라잉카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LAC)를 공개한다. 자동차 트렁크에서 플라잉카가 분리되는 신개념 모빌리티다,

⑤ 떠오르는 양자컴퓨팅

양자컴퓨팅은 올해 CES에서 신설된 부문이다.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 컴퓨터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구글이 최근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를 장착한 컴퓨터가 현존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를 능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상용화에 기대를 모으면서다. 양자컴퓨팅은 AI의 치명적 단점인 과도한 전력 소모 문제를 풀 해결사로 거론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계산과 추론을 하는AI의 학습시간을 크게 단축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라스베이거스=박의명/김채연/원종환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