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호 감독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우민호 감독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영화 '하얼빈' 우민호 감독이 국가보훈부가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이달의 독립운동'에 친일파 활동이 포함된 내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우 감독은 지난 4일 진행된 '하얼빈' 무대인사에서 "올해가 광복 80주년이라고 한다"며 "국가에서는 매년 '이달의 독립운동'이라는 책자를 발간하는데, 이번 광복 80주년 기념 책자에 안중근의 하얼빈 거사가 지워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중근 장군뿐 아니라 이봉창, 윤봉길, 홍범도 장군의 행정마저 지워졌다고 한다"며 "대신 친일파들이 올라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영화를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안중근 장군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정신이 기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영화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를 담았다.

배우 현빈이 조국을 빼앗긴 시대에 자신의 목숨을 건 작전에 나서야 하는 안중근 역을 맡았고,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것에 이어 새해 첫 박스오피스 정상까지 차지하며 4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작품의 손익 분기점은 약 6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달의 독립운동'은 국가보훈부가 월별 1건씩 총 12건을 매년 선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사와정의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이달의 독립운동'에 친일 행적이 있는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과 인촌 김성수가 각각 참여한 근우회 창립(5월)과 일장기 말소사건(8월)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역사와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용만 의원은 "안중근·이봉창·윤봉길 의사 의거, 봉오동·청산리대첩 등 대표적인 독립운동을 제외하고 대표적인 친일 인사들이 활동했던 사건을 선정했다"며 "선정 과정에 친일파 명예 회복을 강조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