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발사체 사업 본격화
정부가 공공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민간 기업의 재사용발사체를 사업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로켓랩 등 미국의 민간 업체들의 사례가 참고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과학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올해부터 재사용발사체 개발 사업과 체계개발 탐색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우주청은 지난 3일 대전에서 기획과제 착수 회의를 열고 경쟁력 있는 체계개발 모델을 선정하기 위해 두 개의 과제를 추진했다.

첫 번째 기획과제는 지난해 착수한 재사용발사체의 임무 성능과 경제성 분석을 연계하는 연구다. 두 번째 기획과제는 민간기업의 사업화 모델을 기반으로 재사용발사체 체계 모델을 선정하는 연구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주관으로 논의가 이어지게 된다. 회의에는 정부, 연구기관, 대학 등 관련 전문가 7명이 참석해 민간기업의 재사용발사체 사업모델 선정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 방안과 기획과제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우주항공청이 참고 사례로 삼고 있는 미국에선 다양한 민간 기업이 재사용발사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발사체 ‘팰컨9’를 앞세워 전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을 석권했다. 우주산업 컨설팅업체 애스트랠리티컬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발사한 위성 2850기 중 1986기가 팰컨9를 이용했다. 전체 위성 중 69.7%가 스페이스X를 이용한 셈이다.

블루오리진도 재사용 발사체 뉴글렌을 이용해 우주 택배 시대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글렌은 지구 상공 2000㎞ 이하 저궤도(LEO)에 다수 위성 및 우주 망원경 등 부피가 큰 탑재체를 운반하기 위해 설계됐다. 로켓 2단 중 1단은 25회 재사용이 가능하다. ‘미니 스페이스X’로 평가받는 로켓랩도 올해 재사용 발사체 ‘뉴트론’을 첫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민간 달 탑재체 서비스(CLPS) 2호 기업으로 지난해 2월에 50여 년 만에 첫 발자국을 찍은 인튜이티브머신스도 올해 초 2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미 나스닥시장 상장 업체다.

재사용 발사체의 기술적 가치가 증명되면서 한국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같은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재사용 발사체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팰컨9의 화물 발사 비용은 1㎏당 약 3800달러로 알려져 있다. 이전보다 10분의 1 수준이다. 2040년에는 발사체 비용이 1㎏당 33~300달러 수준까지 저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운송비가 낮아질수록 다양한 기업이 우주 사업을 확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사용발사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발사체 시장 규모는 2022년 142억1000만달러에서 2030년 319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순영 우주청 재사용발사체프로그램장은 “국내 민간 주도의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는 사업 체계를 발굴하고 민간의 혁신을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