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비즈니스 모델 대전환을 말하다[기고]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
“연결하고 해결하고 발견하라, 정답은 탐구.”
세계 최대 첨단기술 전시회인 CES2025가 올해 던진 슬로건이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대형 현수막 ‘다이브 인(DIVE IN)’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탐구, 몰두를 뜻하는 말로 “인공지능(AI) 활용 방법을 깊이 파라”는 의미다. AI 기술로 전 산업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자는 비전 제시다.

○“연결하라(Connect)”
CES 2025는 3대 관점에서 AI를 바라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첫째,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기술과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통찰력을 찾아내는 ‘연결자로서의 AI’다.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받은 소니의 ‘브라비아 극장 쿼드(BRAVIA Theater Quad)’는 복잡한 배선 없이 방안 곳곳에서 마치 영화관에 있는 듯한 몰입감 넘치는 고품질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무선 홈 스피커 시스템을 구현했다. 코닝(Corning)과 카유엑스(CarUX)가 함께 만든 온디맨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센터(On-Demand Automotive Infotainment Center)는 자동차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시연장으로 바꿔 자동차가 제공하는 실내 경험을 재정의하고 있다.
CIT는 세계 최대 범위 주파수 대역의 ‘투명 안테나(transparent antenna)’를 개발해 고속 통신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자율주행 차량의 성능을 혁신시켰다. 이 투명 안테나는 차량 창문에 내장되어 차량 간(V2V), 차량-인프라(V2I) 간 충돌을 막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교통 관리, 사고 예방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문제를 해결하라(SOLVE)”
AI에 대한 두 번째 관점은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와 도전과제를 풀어내는 ‘해결사로서의 AI’다. 피티브로(PTBRO)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턱관절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턱관절 질환 통증완화 홈케어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해 혁신상을 받았다. 치과나 병원을 가지 않아도 효과적으로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치료사 역할을 이제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것이다. 브이바터(VVater)는 혁신적인 수처리 기술인 ‘파라데이 리액터(Faraday Reactor)’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전기 화학적 반응을 활용해 오염 물질을 분해함으로써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정화 방식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한다.
뉴에너지는(New Engegy)는 산업용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산업용 보일러 ‘이온 히팅 시스템(Ion Heating System)’을 개발해 최고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온 전도 방식을 사용하여 열을 생성함으로써 최대 80%의 탄소 배출을 줄여준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라(DISCOVER)”
CES 2025가 제시하는 AI에 대한 세 번째 관점은 AI가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지혜 제공자로서의 AI’이다. 햅리 로보틱스(Haply Robotics)는 메타버스 상호작용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메타버스 상호작용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컴팩트한 햅틱 장치인 민버스(minVerse)를 개발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햅틱(Haptic) 은 사용자가 가상 환경에서 실제 물체를 만지는 듯한 촉각 피드백(촉각을 통해 물리적 감각을 경험하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민버스는 이 같은 햅틱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가상 물체를 잡거나 밀 때, 그에 상응하는 촉각 신호를 전달해 실제 물체를 다루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이 게임,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메타버스에 적용되면 현실과 똑같은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사들이 실제 수술 전에 현실 상황처럼 미리 수술을 해볼 수 있다.
CES 2025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면 이처럼 연결하고 해결하고 발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 중심에 AI가 있다. AI 활용 방법을 깊게 팔 때, 즉 ’DIVE IN’할 때 새로운 것이 연결되고 문제에 대한 해법이 발견되고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