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나 삼성전자 DA 사업부 CX 인사이트 그룹장(상무)이 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5'에서 인공지능(AI)이 적용된 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보나 삼성전자 DA 사업부 CX 인사이트 그룹장(상무)이 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5'에서 인공지능(AI)이 적용된 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선 인공지능(AI) 기술로 일상 속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AI 기술 자체를 소개하는 데 힘을 실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5는 이달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전시 주제는 '몰입'(Dive in). '기술로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몰입하자'는 뜻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주제를 사실상 'AI에 대한 몰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CES에서 AI가 처음 강조된 시기는 2017년이다. 당시 AI 미래 기술들이 CES를 통해 소개됐다. 이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통해 AI 시대를 전망했다.

이후 2022년 11월 화제가 된 오픈AI의 챗GPT를 계기로 생성형 AI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가 CES의 핵심 축을 맡게 됐다. 젠슨 황은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에 나선다. AI칩 기술과 시장의 미래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AI 관련 제품 50% 증가…모빌리티·디지털헬스 주목

이번 행사에선 AI 관련 제품만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삼일PwC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CES 2025의 핵심은 모든 실생활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AI 기술"이라며 "다양한 분야를 관통하는 AI 기술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공식 메인테마 3개는 AI, 모빌리티, 디지털헬스다. 또 다른 주요 테마로는 양자컴퓨팅, 로보틱스, 지속가능성, 메타버스,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푸드테크도 포함됐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CES 2025 프리뷰' 보고서에서 10대 주요 관전 포인트로 △양자컴퓨팅 △생성형 AI+로보틱스 △에너지전환(지속가능성) △AR(증강현실)·VR(가상현실)·XR(확장현실) △차량 기술·미래형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홈·5G △푸드테크 △핀테크·금융혁신 △스페이스 테크 등을 제시했다.

특히 메인 테마인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혁신적 서비스가 기대되는 상황. 개인 건강관리를 위한 AI 기반의 맞춤형 솔루션과 가상현실을 활용한 정신건강 관련 기기들이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지난달 낸 'CES 2025 미리보기'에서 "디지털헬스 전시는 여성과 노인 대상의 디지털 치료 기술을 선보이고 환자 경험 개선과 의료서비스 혁신을 목표로 한 기술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LG전자가 오는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고객의 공감지능(AI) 경험을 다양한 공간으로 연결·확장하며 변화하는 일상을 제시한다고 6일 밝혔다. 관람객이 '인캐빈 센싱' 설루션을 경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오는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고객의 공감지능(AI) 경험을 다양한 공간으로 연결·확장하며 변화하는 일상을 제시한다고 6일 밝혔다. 관람객이 '인캐빈 센싱' 설루션을 경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격 의료 스테이션'도 눈에 띄는 기술로 꼽힌다. 원격 의료 스테이션은 병원을 직접 찾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환자와 의사가 가상으로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에선 혈압, 체온, 산소 포화도 등의 건강 데이터가 의료진에게 공유되고 의사는 이를 토대로 진단과 처방을 진행할 수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자율주행 기반의 미래상을 보여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전시가 주목된다. 올해 신규 전시관으로 '모빌리티 스테이지'가 선보일 예정인 데다 토요타가 5년 만에 CES에 참가한다. 이곳에선 자율주행뿐 아니라 차량용 소프트웨어, 커넥티드카, 전기차, 도심항공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공개될 전망이다.

AI만큼 양자컴퓨팅도 주목받는 기술로 꼽힌다. 삼일PwC는 "AI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기술로 양자컴퓨팅이 부각될 예정"이라며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양자컴퓨터가신약개발, 항공우주, 암호화 등 대규모의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요하는 분야에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되어 글로벌 양자컴퓨터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2034년까지 30.9%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 참가, 역대 최대…삼성·LG 경쟁도 눈길

국내 기업들도 CES로 몰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 등록한 국내 기업은 1031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엔 772곳이 참가했다.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도 CES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이 영향력을 확장하는 만큼 중국 업체들의 입지도 탄탄하다. 중국 업체들은 1339곳이 참가하는데 이는 미국(1509곳)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 전시장 주변으론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TCL이 둥지를 틀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홈'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홈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AI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연결성을 강화한 개인화된 AI 주거 솔루션을 소개한다. △효율적인 집 △건강을 챙겨주는 집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집 △생산성을 높여주는 집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는 집 등 생활양식별 AI 경험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AI홈'으로 변화된 일상을 이동수단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MX플랫폼은 차량 내부 공간을 고객 생활양식에 맞춘 AI 가전과 IoT 기기로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이동식 공간이다. AI홈 허브 'LG 씽큐 온'은 차량 탑승객과 대화를 나누면서 일정 관리, 날씨·교통 정보 제공 등을 지원하고 음식 주문, 세탁, 식당 예약 등을 돕는다.

정부는 이번 CES를 계기로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세계 최대 소비재 가전전시회인 CES 2025는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라며 "CES에서 발굴된 혁신의 성과들이 실제 수출로 이어지도록 코트라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