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성장의 바퀴 '플라이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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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휴넷과 함께하는 리더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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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질하는 도공의 손길에서, 방아를 돌리는 농부의 지혜에서, 증기기관을 발전시킨 엔지니어의 창의력에서, 인류는 오래 전부터 바퀴의 힘을 깨달아왔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해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이 바퀴를 우리는 '플라이휠'이라 부른다.
자전거는 처음 출발할 때 큰 힘이 필요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작은 힘의 페달질로도 쉽게 굴러간다. 플라이휠 역시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바퀴를 처음 돌릴 때는 상당한 동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회전하기 시작하면 막강한 추진력이 생긴다. 그리고 그 관성이 지속적인 회전력을 만들어낸다. 이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원리가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이 바퀴의 메커니즘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재해석해 ‘플라이휠 전략’을 제시했다. 크고 무거운 금속 원판은 처음엔 천천히 돌아가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처럼 기업도 꾸준한 노력으로 경쟁력을 쌓다 보면 결국 자생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짐 콜린스가 말한 플라이휠 전략의 성공은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1) 선순환 구조
첫 번째, '선순환 구조'다. 바퀴를 구성하는 각 요소가 톱니처럼 맞물려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A요소가 B를 강화하고, B는 C를 강화한다. 그리고 C는 다시 A를 강화하는 연쇄적인 선순환이다. 이러한 선순환은 플라이휠 전체의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초원의 생태계를 떠올려보자. 초식동물은 풀을 섭취하고(A), 이들의 배설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B). 비옥한 땅에서는 풍성한 목초가 자란다(C). 이렇게 자란 목초는 다시 더 많은 초식동물을 먹여 살리는(A)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플라이휠 선순환의 가장 큰 이점은 시스템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외부 자원이나 추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도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서 성장 원천이 샘솟는, 일종의 자기강화 시스템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기존 고객의 만족이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진다. 고객의 자발적 참여와 입소문이 성장 동력이 되어 저절로 고객층이 확대된다. 인위적인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없이도 시스템이 스스로 돌아간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비용은 오히려 줄어들고 효율성은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데이터가 쌓일수록 서비스 품질도 향상되어, 결국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선순환이 완성된다.
2) 기하급수적 성장
자생적 동력의 진정한 가치는 스노우볼 효과로 빛을 발한다. 처음에는 미미한 눈송이에 불과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계속 굴리다 보면 어느 순간 눈덩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는 매일 10분씩 하는 조깅과도 같다. 하루하루의 변화는 미미해 보이지만, 1년이 지나면 체력이 달라지고, 2년 후에는 건강한 습관이 생긴다. 3년이 지나면 완전히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는다. 저축의 복리 효과와도 같다. 매월 저축하는 10만원은 큰 돈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자가 이자를 낳고 그 이자가 또다시 이자를 만들어내다 보면, 20년 후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불어난다.
플라이휠 전략 역시 소소한 변화들을 꾸준히 쌓아 강력한 모멘텀을 만들어낸다. 바퀴의 각 요소가 서로의 성장을 증폭시키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 속도는 가파르게 올라간다. 그리고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폭발적 성장이 현실화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 비용 우위가 확보되고, 브랜드 파워와 시장 지배력이 함께 강화된다. 이는 다시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져, 비즈니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3) 끈기 있는 투자
플라이휠 전략의 세 번째 핵심은 '끈기 있는 투자'다. 플라이휠은 단기간에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대신 한 방향으로 꾸준히 밀어붙일 때 비로소 그 위력이 드러난다.
단기 성과주의는 1년, 심지어는 분기 단위의 실적에 매달린다. 반면 플라이휠 전략은 3년, 5년, 10년의 긴 호흡으로 움직인다. 이는 단순한 시간의 차이가 아니다. 의사결정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단기 성과주의가 즉각적인 투자수익률을 좇는다면, 플라이휠 전략은 장기적 경쟁 우위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
대나무는 심은 뒤 4~5년 동안 겉으로는 거의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땅 속에서는 강력한 뿌리 체계를 만들어간다. 일단 뿌리가 충분히 자리 잡으면, 땅 위로 올라온 뒤 몇 달 만에 20미터 이상 치솟는다. 이른바 '대나무 효과'다. 이것이야말로 성공적인 플라이휠 구조가 갖는 대표적 특징이다.
성공적 플라이휠 전략을 위한 리더의 역할
플라이휠 전략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리더는 조직의 플라이휠을 명확히 설정하고 일관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넘어, 모든 구성원이 플라이휠의 각 요소를 이해하고 그들의 역할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짐 콜린스의 가르침에 영감을 받은 제프 베조스는 ‘고객 경험’을 중심에 둔 아마존의 선순환 구조(Virtuous Cycle)를 직접 그리고 모든 직원이 이를 이해하도록 유도했다. 고객 경험 - 고객 확보 - 판매자 증대 – 상품 확대 – 고객 경험으로 이어지는 아마존의 플라이휠이 구성원 모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직원 설명회를 진행하고, 주주서한에도 플라이휠 개념을 설명하여 직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했다.
또한, 리더는 단기적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넷플릭스는 2013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여 10년간 1천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OTT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쿠팡 또한 끈기 있는 투자로 핵심 경쟁력을 키운 사례다. 2010년 설립된 쿠팡은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까지 11년 동안 누적 적자 4조 8천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물류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 구축에만 6조2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규모 물류센터 건설과 배송 인력의 직접 고용으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여 과도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쿠팡의 선행 투자는 결국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이커머스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었다.
하루가 다르게 비즈니스 환경이 변하는 시대다. 불확실성의 파도 속에서 기업은 계속해서 근원적인 질문을 마주한다.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인가?" 그리고 질문의 답은 역설적이게도 느리지만 강력한 바퀴, 플라이휠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이휠은 그 자체로 변화를 견디며 성장의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누적되고 성과는 확대된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궁극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옛 장인의 물레가 흙덩이를 도자기로 빚어내고, 낡은 방아가 거친 곡식을 양식으로 바꾸어 냈던 것처럼, 오늘날 비즈니스에서도 일상의 소소한 노력과 끈기 있는 기다림만이 위대한 성취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이 더디지만 강력한 성장의 동력, 플라이휠의 원리다.
김주수 휴넷리더십센터 센터장
자전거는 처음 출발할 때 큰 힘이 필요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작은 힘의 페달질로도 쉽게 굴러간다. 플라이휠 역시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바퀴를 처음 돌릴 때는 상당한 동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회전하기 시작하면 막강한 추진력이 생긴다. 그리고 그 관성이 지속적인 회전력을 만들어낸다. 이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원리가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이 바퀴의 메커니즘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재해석해 ‘플라이휠 전략’을 제시했다. 크고 무거운 금속 원판은 처음엔 천천히 돌아가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처럼 기업도 꾸준한 노력으로 경쟁력을 쌓다 보면 결국 자생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짐 콜린스가 말한 플라이휠 전략의 성공은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1) 선순환 구조
첫 번째, '선순환 구조'다. 바퀴를 구성하는 각 요소가 톱니처럼 맞물려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A요소가 B를 강화하고, B는 C를 강화한다. 그리고 C는 다시 A를 강화하는 연쇄적인 선순환이다. 이러한 선순환은 플라이휠 전체의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초원의 생태계를 떠올려보자. 초식동물은 풀을 섭취하고(A), 이들의 배설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B). 비옥한 땅에서는 풍성한 목초가 자란다(C). 이렇게 자란 목초는 다시 더 많은 초식동물을 먹여 살리는(A)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플라이휠 선순환의 가장 큰 이점은 시스템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외부 자원이나 추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도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서 성장 원천이 샘솟는, 일종의 자기강화 시스템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기존 고객의 만족이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진다. 고객의 자발적 참여와 입소문이 성장 동력이 되어 저절로 고객층이 확대된다. 인위적인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없이도 시스템이 스스로 돌아간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비용은 오히려 줄어들고 효율성은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데이터가 쌓일수록 서비스 품질도 향상되어, 결국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선순환이 완성된다.
2) 기하급수적 성장
자생적 동력의 진정한 가치는 스노우볼 효과로 빛을 발한다. 처음에는 미미한 눈송이에 불과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계속 굴리다 보면 어느 순간 눈덩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는 매일 10분씩 하는 조깅과도 같다. 하루하루의 변화는 미미해 보이지만, 1년이 지나면 체력이 달라지고, 2년 후에는 건강한 습관이 생긴다. 3년이 지나면 완전히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는다. 저축의 복리 효과와도 같다. 매월 저축하는 10만원은 큰 돈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자가 이자를 낳고 그 이자가 또다시 이자를 만들어내다 보면, 20년 후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불어난다.
플라이휠 전략 역시 소소한 변화들을 꾸준히 쌓아 강력한 모멘텀을 만들어낸다. 바퀴의 각 요소가 서로의 성장을 증폭시키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 속도는 가파르게 올라간다. 그리고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폭발적 성장이 현실화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 비용 우위가 확보되고, 브랜드 파워와 시장 지배력이 함께 강화된다. 이는 다시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져, 비즈니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3) 끈기 있는 투자
플라이휠 전략의 세 번째 핵심은 '끈기 있는 투자'다. 플라이휠은 단기간에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대신 한 방향으로 꾸준히 밀어붙일 때 비로소 그 위력이 드러난다.
단기 성과주의는 1년, 심지어는 분기 단위의 실적에 매달린다. 반면 플라이휠 전략은 3년, 5년, 10년의 긴 호흡으로 움직인다. 이는 단순한 시간의 차이가 아니다. 의사결정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단기 성과주의가 즉각적인 투자수익률을 좇는다면, 플라이휠 전략은 장기적 경쟁 우위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
대나무는 심은 뒤 4~5년 동안 겉으로는 거의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땅 속에서는 강력한 뿌리 체계를 만들어간다. 일단 뿌리가 충분히 자리 잡으면, 땅 위로 올라온 뒤 몇 달 만에 20미터 이상 치솟는다. 이른바 '대나무 효과'다. 이것이야말로 성공적인 플라이휠 구조가 갖는 대표적 특징이다.
성공적 플라이휠 전략을 위한 리더의 역할
플라이휠 전략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리더는 조직의 플라이휠을 명확히 설정하고 일관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넘어, 모든 구성원이 플라이휠의 각 요소를 이해하고 그들의 역할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짐 콜린스의 가르침에 영감을 받은 제프 베조스는 ‘고객 경험’을 중심에 둔 아마존의 선순환 구조(Virtuous Cycle)를 직접 그리고 모든 직원이 이를 이해하도록 유도했다. 고객 경험 - 고객 확보 - 판매자 증대 – 상품 확대 – 고객 경험으로 이어지는 아마존의 플라이휠이 구성원 모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직원 설명회를 진행하고, 주주서한에도 플라이휠 개념을 설명하여 직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했다.
또한, 리더는 단기적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넷플릭스는 2013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여 10년간 1천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OTT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쿠팡 또한 끈기 있는 투자로 핵심 경쟁력을 키운 사례다. 2010년 설립된 쿠팡은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까지 11년 동안 누적 적자 4조 8천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물류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 구축에만 6조2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규모 물류센터 건설과 배송 인력의 직접 고용으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여 과도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쿠팡의 선행 투자는 결국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이커머스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었다.
하루가 다르게 비즈니스 환경이 변하는 시대다. 불확실성의 파도 속에서 기업은 계속해서 근원적인 질문을 마주한다.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인가?" 그리고 질문의 답은 역설적이게도 느리지만 강력한 바퀴, 플라이휠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이휠은 그 자체로 변화를 견디며 성장의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누적되고 성과는 확대된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궁극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옛 장인의 물레가 흙덩이를 도자기로 빚어내고, 낡은 방아가 거친 곡식을 양식으로 바꾸어 냈던 것처럼, 오늘날 비즈니스에서도 일상의 소소한 노력과 끈기 있는 기다림만이 위대한 성취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이 더디지만 강력한 성장의 동력, 플라이휠의 원리다.
김주수 휴넷리더십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