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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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45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대선과 신냉전 등 글로벌 투자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4년 연속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대폭 확대되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FDI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신고 기준 FDI는 5.7% 증가하며 2021년 이후 4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207억5000만달러)에 비해서는 4년 만에 67% 증가했다. 다만 도착 금액은 147억7000만달러로 24.2% 감소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최대 금액인 21.6% 증가한 14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전기·전자(52억6000만달러, +29.4%), 기계장비·의료정밀(23억5000만달러, +174.0%), 의약(7억1000만달러, +113.2%) 등 업종에서 투자액이 증가했다. 서비스업 역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178억3000만달러(+0.3%)를 기록했다.

국가별론 일본과 중국의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일본의 투자는 61억2000만달러로 375.6%, 중국의 투자는 57억9000만달러로 266.1% 증가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투자는 각각 52억4000만달러(-14.6%), 51억 달러(-18.1%)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미국, EU의 투자 감소는 전년 대비 역기저효과와 함께, 2024년 미국과 EU의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변화에 따른 관망세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장 등 신·증설을 위한 그린필드 투자는 267억달러(+13.5%)를 기록하여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반면 인수합병(M&A) 투자는 78억6000만달러(-14.5%)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감소했다. 그린필드 투자액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수치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4년 녹록치 않은 대내외 여건 하에서 외국인투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글로벌 투자가들이 최근의 국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해 양질의 외국인투자 유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가들과 소통 확대, 첨단산업 인센티브 강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자환경 조성 등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