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인허가 거부 바이든, 금과 안티몬은 "웰컴" [원자재 포커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광산 기업 퍼페투아리소스의 아이다호주 안티몬(안티모니)·금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최종 승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면 석유와 가스의 경우 환경 문제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채굴 금지 구역을 지정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일 아이다호주 북부에 폐광된 안티몬 광산 재개장을 추진하는 퍼페투아의 스티브나이트 프로젝트를 최종 승인했다. 안티몬은 내화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방염 군복과 텐트 생산뿐 아니라 총알과 포탄에서 야간 투시경, 핵무기, 대전차 미사일,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미국 정부의 전향적인 조치는 중국과의 무역 마찰 때문에 안티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차단한 지 하루 만에 미국에 대한 갈륨과 게르마늄(저마늄) 안티모니(안티몬) 수출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를 했다. 비상이 걸린 미 국방부는 이 프로젝트에 6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퍼페추어는 미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최대 18억달러의 대출을 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퍼페투아는 2016년 스티브나이트 프로젝트 인허가를 신청했으나 8년 넘게 프로젝트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국 산림청이 이날 8년간의 검토 기록에 따르면 퍼페투아는 원주민 단체 등의 반발로 광산 설계를 세 번이나 변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광산 채굴로 오염된 부지를 정화하는 작업도 하기로 했다. 존 체리 퍼페투아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다호 시골 지역에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와 55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페투아 광산은 이르면 2028년 개장할 예정이며, 미국의 연간 안티몬 수요의 35%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 생산량은 매년 45만 트로이온스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입 비용은 당초 13억달러로 예정했으나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광산에는 안티몬 1억4800만파운드와 금 600만 트로이온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Reuters
사진=Reuters
한편 백악관은 6일 바이든 대통령이 70년 된 외해 대륙붕토지법에 따른 권한을 행사해 동부 및 서부 해안, 멕시코만 동부, 알래스카 베링해 북부 일부 지역의 모든 연방 해역에서 석유·가스 시추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명령으로 한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253만㎢의 해역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는 노력과 2030년까지 미국 땅과 바다의 30%를 보존하려는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즉각 이 조치를 뒤집으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2019년 판결을 고려하면 대통령이 토지법상 금지를 뒤집을 법적 권한이 없고 의회의 의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