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공능력평가 58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신동아건설이 맡은 전국 사업장의 분양 계약자 사이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최근 청약한 단지부터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까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업장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에 가입된 상태여서 최악의 경우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공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아건설 법정관리 신청에 "내 아파트 어떡하나"
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이 시행이나 시공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장 중 HUG 보증에 가입된 사업장은 7곳이다. 총 2899가구로 보증금액은 1조1695억원에 달한다. 보증에 가입된 만큼 문제 사업장은 HUG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한 뒤 공사를 마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시공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입주가 늦어질 것을 우려해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최근 분양한 단지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669가구)다. 신동아건설이 시공의 80%를 맡은 현장이다. 지난해 12월 청약 때 618가구 모집에 313가구만 청약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입주는 2027년 7월 예정이지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 평택시에 조성되는 ‘고덕국제신도시 A50블록 미래도 파밀리에’(642가구)도 지난해 12월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 당시 전용면적 84㎡의 1순위 경쟁률이 8.7 대 1을 기록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8일까지 정당계약을 한다. 신동아건설의 시공 참여 지분이 20% 수준이어서 사업 진행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동아건설이 참여한 다른 5개 현장은 단순 도급 방식으로 건설된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신동아 파밀리에’와 ‘의정부역 파밀리에Ⅱ’, 화성시 ‘동탄 어울림 파밀리에’ ‘동탄 숨마 데시앙’, 고양시 ‘e편한세상 시티 원당’ 등이다. 사업을 책임지는 시행사가 따로 있어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이 바로 분양 보증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만 시행사가 시공사 교체에 나설 경우 사업 일정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업계에선 신동아건설 이후 다른 중견 건설사가 연쇄적으로 위기를 맞으면 분양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른 중견 현장으로 위기설이 퍼지면 자금난과 청약 미달 사태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시장 안정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