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국립현대미술관의 대규모 한국 현대미술 상설전에 나오는 문경원과 전준호의 비디오 작품 ‘뉴스 프럼 노웨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오는 5월 국립현대미술관의 대규모 한국 현대미술 상설전에 나오는 문경원과 전준호의 비디오 작품 ‘뉴스 프럼 노웨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이 대규모 상설전시를 4년 만에 다시 시작하고 상설전시에 이건희 컬렉션 작품을 대거 선보이기로 했다. 김창열과 론 뮤익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전시회도 개최한다. 한국 근대미술 재발견 시리즈도 이어진다.

박래현의 ‘작품’(1971).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박래현의 ‘작품’(1971).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신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김성희 국립현미술관 관장은 “서울관 1550㎡, 과천관 3300㎡ 규모로 1만18000여 점의 소장품을 엄선해 장기간 선보이는 대형 상설전시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0년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읽다,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를 마지막으로 상설전시를 열지 않았다.

상설전시는 과천관과 서울관이 각기 다른 성격으로 진행한다. 과천관에는 1900~1980년대까지의 작품을 시대, 주제, 작가별로 펼친다. 서울관에서는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선보인다. 부활한 상설전시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작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지난 2년간 지역 10개 기관에서 이뤄진 순회전을 마치고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에 돌아온다. 미술관 측은 “상설전시에서 이건희 컬렉션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상설전시 외에 김창열 이대원 신상호 등 독보적인 한국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도 기획했다. 덕수궁관에서 오는 12월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대표 화가 중 한 명인 이대원의 작고 20주년 기념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관에서는 8월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김창열의 작고 이후 첫 회고전이 마련된다.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 거장 신상호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세계 유명 작가를 초청해 국제전도 선보인다. 서울관에서 올해 첫 전시로 4월 호주 태생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연다.

외국 순회전과 교류전도 확장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은 국내 전시의 순회전이 중국과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이뤄진다.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기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공동 주최전도 진행한다.

세계 속에서 한국 미술의 위치를 정립하기 위한 전시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연구 기반 전시 ‘한국 근대미술 재발견’ 시리즈가 덕수궁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는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전을 열고 한국 근대화가들을 재조명한다. 청주관에서는 전후(戰後) 새로운 미술을 선도한 모던아트협회 화가들을 집중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작가 지원 및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작품 제작과 발표를 돕는다. 지원금을 제공해 작가들의 창작 기회를 열어주고 대중과의 소통 기회를 넓혀 작가 육성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진 작가 프로그램 ‘젊은 모색 2025’가 과천에서 대규모로 펼쳐지고 가을에는 ‘올해의 작가상 2025’가 서울관에서 개최된다. 여기에 서울관 서울박스에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설치작품을 제작·전시해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잠재성을 제시할 ‘MMCA x LG OLED 시리즈’가 올해 첫선을 보인다.

김 관장은 “올 한 해는 변화무쌍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다양한 예술을 조명하겠다”며 “이를 통해 ‘막불감동’, 관객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